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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해외사업에서 날개를 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자회사 타이탄이 지난해 눈부신 실적개선을 이뤘다. 또 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우즈베키스탄 에탄분해시설도 올해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허 사장은 해외사업에서 올린 성과에 힘을 받아 롯데케미칼 사업 중심을 해외로 옮기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타이탄, 롯데케미칼의 떠오르는 실적 견인차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타이탄은 지난해 매출 2조3953억 원, 영업이익 3276억 원을 올렸다. 2014년보다 매출은 13.58% 줄어들었으나 영업이익은 20배 가까이 늘어났다.
타이탄은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며 지난해 롯데케미칼 전체 영업이익의 20.33%를 차지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31.34%로 비중이 거의 3분의 1에 이른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타이탄을 1조5천억 원에 인수했다. 그 뒤 2012년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2013~2014년 100억 원대 흑자를 냈다. 그러다 지난해 4분기에는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타이탄의 실적 개선은 허수영 사장이 추진하는 롯데케미칼의 해외사업 강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허수영 사장은 지난달 석유화학업계 신년회에서 “올해 말레이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사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탄은 올해도 안정적인 원료가격과 우호적인 수급상황이 이어지면서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타이탄의 몸집도 계속 키우고 있다. 지난해 타이탄은 일본 우베, 미츠비시와 합작해 합성고무공장을 준공하고 합성고무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이 합성고무사업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케미칼은 1405억 원을 투자해 현재 연 5만 톤 생산규모를 2017년 상반기까지 7만2천 톤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타이탄의 기존 나프타분해시설도 증설한다. 2017년 상반기까지 3천억 원을 투자해 에틸렌 9만 톤, 프로필렌 16만 톤, 벤젠·톨루엔·자일렌 10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을 세워뒀다.
롯데케미칼이 타이탄을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블룸버그는 최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롯데케미칼이 올해 안에 타이탄 기업공개를 통해 5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이 타이탄 상장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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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화학단지를 둘러본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우즈베키스탄 미국, 롯데 해외사업에 무게
롯데케미칼은 최근 상업생산을 시작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프로젝트에서도 올해부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수르길 프로젝트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지역 가스전을 개발하고 에탄분해시설과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롯데케미칼은 2006년 이 사업에 시동을 걸어 10년 동안 3억38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10월 준공하고 올해 1월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은 수르길에서 연간 39만 톤의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8만 톤의 폴리프로필렌(PP), 260만 톤의 메탄을 생산해 터키·유럽·중국 등으로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 매출은 7천억 원, 영업이익은 1천억 원이다. 예상 영업이익률이 14.29%로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수르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에탄 기반 사업에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 기반의 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이동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즈베키스탄 에탄분해시설 상업화 개시로 본격적인 원재료 다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연구원은 또 “우즈베키스탄 에탄분해시설은 가스전과 가스분리설비를 통합하고 있다”며 “가동률이 정상일 경우 북미 에탄분해시설과 유사한 고마진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의 원료 다변화 움직임은 수르길 프로젝트에서 끝나지 않는다. 롯데케미칼은 저유가에도 북미지역에서 새로이 가스 기반 프로젝트에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부터 롯데케미칼은 미국 에탄분해시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에탄분해시설과 에틸렌글리콜(EG) 공장 건설에 총 2조9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SDI케미칼과 삼성정밀화학 인수 비용에 맞먹는 수준의 투자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얼마전 미국 에탄분해시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케미칼USA에 9427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롯데케미칼USA의 자산은 기존 175억 원에서 95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 공장건설에 착공해 2019년 상업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2019년부터 북미 에탄분해시설에서 연간 1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수영 사장도 북미의 에탄분해시설 사업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허 사장은 저유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미 에탄분해시설 사업의 경쟁력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이고 있다.
허 사장은 지난달 “올해 본격적으로 미국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북미 에탄분해시설 프로젝트도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