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정식 품목허가를 받는데 더욱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렉키로나주는 식약처의 조건부 품목허가 이후 국내외에서 효능을 인정받고 있어 조만간 조건부라는 꼬리표를 떼고 처방대상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5월 초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 2700명 이상에게 처방됐다.
단일 의료기관으로 렉키로나주 처방이 가장 많았던 부산의료원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약 450명 가운데 렉키로나주 처방 이후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한 환자는 1명 나왔고 사망자는 없었다.
렉키로나주가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을 때에만 해도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 치료효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처방을 통해 효능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기 부회장으로서는 렉키로나주가 정식 품목허가를 받는 데 한층 자신감을 품을 수 있게 됐다.
렉키로나주의 글로벌 임상3상 결과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1월에 한국, 미국, 루마니아 등 13개 국가에서 렉키로나주의 글로벌 임상3상을 시작해 3개월 만인 4월 말에 임상3상을 모두 마쳤다.
식약처로부터 올해 12월 말까지 임상3상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렉키로나주의 품목허가를 받았는데 훨씬 빠른 시점에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모든 단계의 코로나19 환자 13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해 렉키로나주 처방대상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약처는 올해 2월 60세 이상 또는 기저질환을 보유했거나 폐렴을 동반한 고위험군의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게만 렉키로나주를 처방하도록 품목허가를 했다.
기 부회장은 6월 말까지 임상3상 결과를 정리한 뒤 국내외 허가기관에 렉키로나주의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는 글로벌 임상2상에서 확보한 결과만으로도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을 해외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0일 파키스탄에 렉키로나주를 수출한다고 밝혔다. 렉키로나주의 해외 공급은 이번이 처음인데 코로나19 환자 약 3만 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물량이 파키스탄에 공급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렉키로나주의 글로벌 임상2상 결과를 토대로 파키스탄에서 특별사용 허가를 받았고 처방대상자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고위험군의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수출의 물꼬가 트인 만큼 현재 셀트리온이 유럽 개별국가와 진행하고 있는 렉키로나주와 관련한 협상 전망도 밝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유럽 의약품청(EMA)은 3월 말 렉키로나주에 관해 품목허가를 내리기 전 사용권고 의견을 내려 셀트리온은 현재 렉키로나주 도입을 원하는 유럽 개별국가와 수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 부회장은 4월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럽 8개 국가 조달청과 렉키로나주 수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렉키로나주 10만 명분 생산을 마쳤다.
세계 수요에 따라 연간 150만~300만 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분량의 렉키로나주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도 이미 확보해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