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노사가 예정보다 두 달가량 더 진행된 임금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은 상반기 최대 내부현안으로 여겨졌던 임금협상을 마무리함으로써 하반기에는 해외수주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10일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임금협상이 당초 예정됐던 마감일인 3월15일을 약 두 달 넘긴 6일에 타결됐다.
삼성엔지니어링 임금협상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4월 중순에는 타결될 것이라는 시선이 내부에서 많았지만 그보다도 한 달가량의 시간이 더 걸린 것이다.
최 사장은 2018년 대표에 오른 이후 가장 길게 진행된 올해 임금협상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비교적 큰 폭의 임금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임금협상에서는 기본급 인상인 ‘베이스업’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데 올해 베이스업은 지난해와 같은 2.5%로 유지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베이스업을 1%로 계획했다는 점, 2017~2019년 동안 삼성엔지니어링 베이스업이 1%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큰 폭의 기본급 인상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베이스업에 성과등급에 따른 인상률을 반영하면 성과등급 5단계 가운데 3단계 이상인 사원·대리급은 5.5~8.5%, 간부급은 2.5~9% 임금이 오른다.
지난해 평균적으로 사원·대리급은 7%, 간부급은 5%가량 임금이 오른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최 사장은 임금인상과 함께 개인연금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직원복지에 더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삼성엔지니어링 직원은 6월부터 직급에 따라 6만~30만 원을 개인연금을 위해 납입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을 회사가 지원한다.
복리후생 포인트와 국내 출장비를 30%가량 상향하고 가족돌봄휴가, 난임휴가 등 각종 휴가의 사용일수도 늘어난다.
최 사장에게 올해 임금협상은 상반기 최대 내부현안으로 여겨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직급별 임금이 변수에 따라 복잡하게 산정되는 임금체계 문제가 있어 임금협상을 통해 이를 풀어나가야 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관련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 사장으로서는 합의를 이뤄냄으로써 관련 잡음을 줄이고 앞으로 외부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최 사장이 하반기에 가장 힘을 쏟을 분야는 해외수주가 꼽힌다.
최근 유가상승으로 정유 프로젝트 발주시장의 분위기가 변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초 예상하지 못했던 대형수주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하는 졸루프 프로젝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이 하반기 입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당초 졸루프 프로젝트는 2022년 발주예정이었지만 유가 상승으로 아람코가 발주일정을 올해로 앞당겼다.
이밖에 삼성엔지니어링이 하반기 수주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아랍에미리트 하일앤가샤 가스프로젝트, 러시아 BGCC에틸렌 프로젝트 등이 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정확한 입찰계획을 놓고서는 말을 아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국제유가 회복 등 발주여건이 개선돼 가고 있어 하반기 해외 화공플랜트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