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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크라상 얼굴이 1년3개월 만에 바뀐 이유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6-02 19: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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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크라상 얼굴이 1년3개월 만에 바뀐 이유  
▲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좌)과 정태수 SPC그룹 대외협력실장(우)


정태수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겸 SPC그룹 대외협력실장이 실적부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취임 1년3개월 만이다. 외부인사 영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빈자리는 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이 채우게 됐다.


SPC그룹의 파리크라상은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2일 밝혔다. 조 사장은 1999년 SPC그룹에 들어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파리크라상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6년 만의 복귀인 셈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그룹의 총괄사장과 비알코리아 대표를 겸직해 오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크라상이 대내외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경험이 많은 조상호 사장이 경영을 맡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태수 전 대표는 지난달 말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정 전 대표는 실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010년 SPC그룹에 영입됐다. 이후 지난해 3월 위기의 파리크라상을 구할 구원투수로 투입됐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최단기간 내에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컨설팅전문가로서 제빵업과 제과업 등에 대한 업무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정 전 대표가 파리크라상 실적부진에 대한 압박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에 못 미친다는 생각에 스스로 대표 자리를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막중한 책임을 내려놓고 파리크라상 등기이사의 직무만 수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의 핵심 계열사다.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 3월 기준으로 국내에 직영점 154개, 가맹점 3504개를 두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 등 4개국에 총 173개 점포를 두는 등 글로벌 진출에도 한창이다. SPC그룹 전체에서 파리크라상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0%가 넘는다.


정태수 전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파리바게뜨는 2012년부터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 신규출점 거리제한에 걸려 사실상 점포확대가 불가능했다. 매년 두 자릿수를 이어오던 매출성장률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다.


2009년 27.9%, 2010년 31.1%, 2011년 19.9%로 압도적인 성장을 이어왔던 파리바게뜨는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2년 성장률이 3.2%로 떨어졌다.


당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급변한 경영환경에 따라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2010년 영입한 컨설팅전문가 정 전 대표에게 파리크라상을 맡겼다.


그러나 정 전 대표는 취임 첫 해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은 6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9% 신장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5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6% 성장에 그쳤다. 파리크라상 사상 최저 성장률이다.


이에 반해 경쟁사인 CJ푸드빌은 2012년, 2013년 매출 성장률이 7.5%, 10.8%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 전 대표가 스스로 물러났지만 사실상 경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 전 대표이사는 연세대 행정학과와 스위스 IMD경영대학원을 나와 1978년부터 12년 간 IBM에서 근무했다. 이후 외국계 컨설팅회사인 아서디리틀(ADL) 한국지사장을 지냈다. 2004년 KT로 자리를 옮겨 전략투자실장, 서비스개발본부장(전무) 등을 거쳐 2010년 SPC그룹 계열사인 비알코리아 총괄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롭게 대표이사가 된 조 사장은 그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99년 파리크라상으로 영입된 뒤 파리크라상, 샤니, 삼립식품 등의 대표이사를 지내며 SPC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SPC그룹 관계자는 “조 사장은 그룹 내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경영자”이라며 “조 사장이 파리크라상 후임 대표를 맡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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