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의 코로나19 효과 관련 논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직원, 낙농가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전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홍 회장도 물러나기로 했다.
홍 회장은 "온국민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남양유업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들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도 했다.
홍 회장의 첫째 아들인 홍진석 상무와 둘째 아들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남양유업에서 일하고 있다. 홍 회장의 두 아들은 남양유업 지분을 들고 있지 않다.
홍 회장은 과거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것을 두고도 사과했다.
홍 회장은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더욱 적극적 자세로 사과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저의 사퇴를 계기로 지금까지 좋은 제품으로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려 묵묵히 노력해온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두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주고 성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4월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19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효과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남양유업 불가리스 제조공장이 위치한 세종시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에 세종공장 영업정지 2개월을 사전통지했다.
경찰은 4월30일 남양유업의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갔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