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1-05-02 11: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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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뒤 행한 첫 의회연설에서 북한과 관련해 외교를 통한 핵위협 억제를 내놓자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권 국장은 “미국이 아직도 냉전시대의 시각과 관점에서 시대적으로 낡고 뒤떨어진 정책을 만지작거리며 조미관계를 다루려 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며 “확실히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용한 ‘외교’와 ‘억제’라는 단어를 놓고는 미국이 이전부터 해 온 북한을 향한 위협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권 국장은 “미국이 주장하는 ‘외교’란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우기 위한 허울 좋은 간판에 불과하며 ‘억제’는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기 위한 수단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미국과 세계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걸고 들면서 외교와 단호한 억제를 운운한 것은 미국 사람들로부터 늘 듣던 소리이며 이미 예상했던 그대로”라면서도 “그러나 미국 집권자가 첫 시정연설에서 대조선 입장을 이런 식으로 밝힌 데 대해서는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의회연설에서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제(stern deterrence)를 통해 두 나라가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북한 외무성은 권 국장의 담화와 별도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북한 인권문제 관련 발언을 비판하는 성명도 내놨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대류행전염병으로부터 인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국가적 방역조치를 인권유린으로 매도하다 못해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했다”며 “미국의 이번 도발을 우리 국가의 영상에 먹칠을 하려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집중적 표현으로, 우리의 국가주권에 대한 공공연한 침해로 낙인하면서 준열히 단죄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4월28일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내놓은 성명에서 “우리는 북한정권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학대를 겪고 있는 10만 명을 포함해, 세상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에 의해 존엄성과 인권을 계속해서 침해당하고 있는 북한주민 수백만 명과 함께한다”고 표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