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삼표시멘트 대표이사가 취임하자마자 강원지역 최다 산재 사망사고 발생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내야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이 대표는 시멘트업계에서 재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 삼표시멘트의 실적 개선을 다져가야 하는 부담을 안고 취임한 상황에서 잦은 산재 사망사고에 안전도 챙겨야 한다.
29일 삼표시멘트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공장 안의 안전시설을 개선하는 데 8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삼표시멘트는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150억 원을 투입해 안전사고를 막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올해 4월까지 모두 70억 원을 집행한 바 있다.
아울러 중장비를 포함한 모든 안전관리시스템을 개선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3월25일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는 협력업체 노동자가 후진하는 굴삭기에 치이면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자회사를 포함해 모두 3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20년 5월에는 컨베이어 벨트 관련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2020년 7월에는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 석탄, 모래를 담는 통에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자회사인 삼표자원개발이 운영하는 석회석광산이 붕괴돼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19년에도 하청회사 노동자가 작업차의 후진을 유도하다가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3년째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표시멘트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아울러 삼표시멘트 삼척 공장을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으로 지정했다.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는 28일 삼표시멘트를 2021년 강원지역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기도 했다.
시멘트업계에서는 문종구 전 대표이사 사장이 교체된 것을 두고 잦은 산재 사망사고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삼표시멘트는 3월22일 문종구, 이종석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공시했으나 4월15일에 이종석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전환한다고 변경 공시했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문 전 대표이사는 삼표그룹의 다른 사업부문을 지원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를 내려놓고 그룹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이사는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소리를 듣는 상황에서 불명예를 씻기 위해 안전 강화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이사는 문종구 전 사장이 이뤄놓은 삼표시멘트의 실적 개선을 안정화 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문 전 사장은 삼표시멘트를 2019년부터 맡아 이끌면서 1년 만에 실적을 대폭 개선한 성과를 낸 바 있다.
삼표시멘트는 2018년 매출 5760억 원, 영업이익 7억4500만 원, 순손실 43억700만 원을 봤다. 하지만 2019년에는 매출 5954억 원, 영업이익 480억 원, 순이익 185억 원을 거둬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2020년에는 매출이 5431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16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순이익도 137억 원을 거두며 좋은 실적을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이사가 시멘트업계에서 일하면서 계속 재무부문을 맡아온 만큼 문 전 사장에 이어 삼표시멘트의 실적 개선을 다져갈 적임자라는 시선이 나온다.
그는 동양그룹에 몸담으며 동양에서 경영지원본부장과 재무담당을 지냈고 동양시멘트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다가 2015년 동양시멘트 매각공고가 나기 앞서 삼표시멘트의 인수·합병(M&A) 본부장으로 옮겨왔다.
이후 삼표시멘트 관리부문장 겸 관리부공장장을 거쳐 영업본부장 겸 관리본부장을 맡다가 올해 3월 문 전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대표이사는 1962년 11월 태어나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