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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포스코에서 직업성 질병 산재 신청 급증, "폐암 많아 개선 시급"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1-04-28 16: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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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포스코에서 직업성 질병 산재 신청 급증, "폐암 많아 개선 시급"
▲ 직업성 환경성암119와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에서 28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전국 직업성 환경성 암환자 찾기 선포식을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직업성 질병으로 산재(산업재해)를 인정받는 것보다 먼저 직업성 질병이 발생하지 않게 예방하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대정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직업성 암환자 찾기 운동 선포식에서 한 말이다. 

한 위원장을 비롯한 선포식 참석자들은 "직업성 암을 산재로 인정받기도 어렵지만 그 이전에 암을 비롯한 직업성 질병을 유발하는 열악한 산업현장의 환경문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단체 직업성·환경성 암환자 찾기 119(직업성암119)와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보건의료·플랜트건설·학교비정규직·화확섬유·제철소) 소속 노동자들은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4월28일)을 맞아 전국의 직업성 암환자 찾기 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한대정 비상대책위원장은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서 열악한 포스코의 근무환경을 동료 노동자들과 세상에 알렸다. 포스코에선 최근 산재 신청이 크게 늘면서 한 위원장이 먼저 나서게 됐다.

한 위원장은 “2018년 9월 포스코에서 금속노조 산하 노동조합이 설립된 뒤 2019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직업성 암 관련 노동자를 찾기 시작했다"며 "직업성암119와는 지난해부터 연대해 직업성 암을 인정받고 직업성 질병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포스코 노조와 직업성암119에 따르면 포스코에서 현재 24명이 직업성 질병으로 산재를 신청했거나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직업성암119에선 석탄 및 코크스 취급 공정에서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에 자주 노출된 점을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20년 11월까지 지난 10년 동안 포스코에서 직업성 질병 관련한 산재 신청은 6건, 이 가운데 승인은 4건(악성종피종 2건, 다발성골수종 1건, 폐암1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직업성암119의 도움을 얻어 산재신청을 한 결과 올해 들어 현재까지 3명의 노동자가 별도 현장 역학조사 없이도 산재 승인을 받았다.

이를 놓고 한 위원장은 “근로복지공단에서도 현장 작업환경이나 현장의 발암물질 발생 문제를 인정을 한 것이다”며 "직업성 질병으로 산재를 인정받기 이전에 먼저 직업성 질병을 예방하는 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4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에서는 현장작업환경 측정데이터를 조작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며 "이를 영산강환경유역청에서 고발해 형사재판 2심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직업성질병 예방을 하기 위해 기업에서 데이터를 조작할 수 없도록 현장 작업환경 측정을 정부에서 직접관리하고 운영해야 한다"며 "현장 작업장에서 우선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게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에 이어 박화자 학교비정규직 노조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과 이상원 플랜트건설노조 위원장, 안태진 보건의료노조 정책부장, 이해강 화학섬유연맹 수도권본부 수석부본부장 등이 나와 각 노동분야별 직업성 암 발생사례와 예방대책에 관한 발언을 이어갔다.

직업성암119는 상반기 직업성 암환자 찾기에 집중하고 하반기 제철소와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포항, 광양, 울산, 여수, 서산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환경성 암환자 찾기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업성암119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전문가들은 전체 암 중 4% 정도를 직업성암으로 추정하지만 실제로 2015년~2018년 직업성암으로 인정받은 환자는 143명으로 전체 암환자 가운데 0.06%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지역사회에 대한 지역주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직종별, 지역별로 감춰져 있는 직업성, 환경성 암환자 찾기 운동은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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