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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없는 국민의힘 어수선, 김웅 대표 출마 계기로 초선 뭉치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4-23 16: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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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5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종인</a> 없는 국민의힘 어수선, 김웅 대표 출마 계기로 초선 뭉치나
▲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초선 의원들은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초선의원들이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낼까?

초선 김웅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하면서 초선의원들이 결집해 당개혁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는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23일 국민의힘에서는 조해진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것을 시작으로 당대표 경쟁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당대표 후보로 5선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조경태 의원, 4선의 홍문표 의원, 3선의 윤영석 조해진 의원, 초선의 김웅 의원 등이 거명된다. 원외인사인 나경원 전 의원도 당권 도전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초선 의원들과 개혁성향의 인사들이 독자적 세력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제 21대 국회가 시작된 이래 초선 의원이 목소리를 내며 결집할 기회가 거의 처음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같은 정치적 이벤트에서 당내 최대 다수 의석(101석 가운데 56석)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의 마음이 모인다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초선의원들이 당의 정체된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앞장선 전례도 있다. 2000~2004년 16대 국회에서 이른바 ‘남원정’으로 불리는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등 초선 의원들은 보수 성향이 짙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개혁적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보였다.

비대위체제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가까웠던 초재선 의원들이 ‘친김종인’으로 뭉칠 가능성도 있다.

당초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비대위 유지나 김 전 위원장의 재추대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위원장이 당내 중진의원들을 겨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며 ‘장외 훈수’를 두는 것도 초선 의원들의 세력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20일 공개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당이 근본적으로 변하려면 옛날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다 물러나고 새 사람들이 당을 꾸리는 게 낫다. 그래서 차라리 초선 당대표를 뽑는 게 내년 대선을 위해 효과적이라 얘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 초선 의원에게 힘을 싣는 발언일 수 있다.

초선으로 당대표에 도전하려 하는 김웅 의원은 22일 ‘더 좋은 세상으로 마포포럼’ 세미나 강연에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두고 “정치경륜이 중요하다면 대한민국에서 제일 경험이 많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왜 나가라고 하면서 초선더러 경륜이 부족하다고 하는가”고 되물었다.

김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쫓겨났다고 모욕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김 전 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옹호했다.

김 의원은 1970년 태어나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송파구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검찰 출신으로 ‘검사내전’이란 책을 써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김 의원의 예상 밖 선전으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초선 의원들이 결집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여론 조사기관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 더300과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18일 하루 동안 전국 101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은 11.3%의 응답을 받았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16.6%), 김무성 전 의원(10.2%), 조경태 의원(8%), 홍문표 의원(6.6%), 윤영석 의원(2.1%) 등 까마득한 선배들과 견줬을 때 대등하거나 오히려 앞섰다.

김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의미있는 지지를 확보한다면 자신감을 얻은 초선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키우면서 세력화까지 나설 수 있다. 또한 야권 정계개편 과정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을 등에 업고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뿐 아니라 원내대표 경선, 국민의당과 통합 등을 줄줄이 앞두고 있다. 그 만큼 당내 중진 대 초선 갈등이 점차 표면화할 여지도 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진출이 정계개편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일각에서 나온다.

물론 초선 의원들을 한 데 묶는 결집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개별 초선 의원마다 이해관계나 성향이 달라 사안마다 협력할 수는 있으되 세력화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 전 위원장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비판을 놓고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서른 살도 넘게 어린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스토킹처럼 집요하게 분노 표출을 설마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 대표 등 우리 식구들이 건전한 경쟁의 링으로 함께 오를 수 있도록 당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며 당 중진들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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