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의 'A Supplementary Story : You Never Walk Alone' 노래가사를 담은 광화문글판. <교보생명> |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의 가치가 학술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교보생명은 이영림 동국대학교 불교아동보육학과 교수가 최근 학술지 ‘종교교육학연구’에 발표한 논문 ‘외상 후 성장 관점에서 본 광화문글판과 보왕삼매론의 상담적 함의’에서 광화문글판을 ‘역경을 통한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했다고 20일 밝혔다.
보왕삼매론은 중국 명나라 때 묘협 스님이 제시한 이론으로 역경을 통한 불교 수행의 마음가짐을 다루고 있다.
이영림 교수는 “광화문글판은 30년 동안의 역사성과 지속성을 지니며 도심 속에서 시적 언어로 시민들에게 삶의 의미를 더해주는 공감적 소통의 매개 역할을 해왔다”며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람들이 각자 저마다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광화문글판을 받아들인다는 점을 살폈다. 사람들이 깊게 공감하고 위로받았던 광화문글판의 글귀에 현대인들이 삶에서 겪는 스트레스나 심리적 상처를 딛고 성장하려는 의지가 투영된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공감하며 위로를 받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시구는 어려움을 직면하고 수용하는 긍정적 심리의 변화를 반영하며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에서는 이기심을 버리고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지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는 시구에 감동한 사람들에게는 불안과 우울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심리가 투사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논문 이외에도 2010년 이명천 중앙대학교 교수팀이 ‘옥외광고학연구’ 가을호에 광화문글판을 주제로 연구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광화문글판은 서울시 종로구 교보생명 빌딩 외벽에 내걸리는 가로 20m, 세로 8m의 대형 글판이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자의 아이디어로 1991년 시작됐다.
세계적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랫말로 진행된 코로나19 극복 이벤트는 70여 개국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19시대는 다 같이 역경을 딛고 한 발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울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광화문글판의 공감과 소통의 힘은 많은 국민들에게 기쁨과 위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