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가 후불결제서비스를 선보이며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나 토스보다 앞서 국내 최초로 후불결제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선점효과를 통해 이용자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네이버파이낸셜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페이 후불결제서비스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간편결제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이용해 상품을 구매할 때 결제금액 부족분을 최대 월30만 원까지 후불결제 방식으로 상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사실상 신용카드와 같은 기능을 한다.
이는 비금융회사가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후불결제서비스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사 등 허가를 받은 여신전문금융회사만 신용카드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간편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금융업 경쟁사인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도 후불결제서비스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네이버파이낸셜이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도 후불결제서비스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후불결제서비스는 2월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규제적용을 받지 않는 특례로 인정됐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빠르게 채비를 갖추고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었다.
금융위는 이 서비스가 금융이력이 부족해 신용카드 발급 등 신용을 활용한 소비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신파일러’에게도 신용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포용금융을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 결제내역과 쇼핑이력 등 비금융데이터를 머신러닝과 빅데이터기술로 처리해 신용을 평가하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이용해 신파일러를 잠재적 구매자에서 실질적 구매자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사업자(SME)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제공하면서 대출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하며 노하우를 쌓기도 했다.
최 대표는 후불결제서비스를 선점함으로써 네이버페이 이용자 수를 늘려 네이버파이낸셜의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구매자 측면에서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등이 후불결제의 편의를 누리기 위해 네이버페이에 새로 가입할 수 있다.
다른 결제수단을 이용하던 기존 네이버페이 가입자들도 네이버페이 사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면 네이버페이 가입자의 구매력 총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자 측면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하거나 네이버페이 가맹점으로 등록하는 신규사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입자 수 증가와 결제수단 변경으로 늘어난 구매력을 사업장에 유치하면 매출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판매대금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안정적 매출 증가가 가능하다는 점도 그동안 입점을 고려하지 않았던 사업자들에게 매력적 유인이 될 수 있다.
늘어난 구매력 총량이 사업자들의 스마트스토어 입점과 가맹점 등록으로 이어지고 다시 구매 증가를 불러오는 선순환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최 대표는 늘어난 플랫폼 이용자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플랫폼을 활용한 수익창출사업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실적 개선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11월 네이버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분할 직후 두 달 동안은 순손실 46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해는 매출 7044억, 순이익 543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