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1-04-19 16: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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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성 GS리테일 플랫폼BU(비즈니스 유닛)장 사장이 헬스엔뷰티숍(H&B) ‘랄라블라’ 오프라인 매장을 재정비하며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조 사장은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을 계기로 랄라블라의 온라인매출 비중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도 찾을 것으로 보인다.
▲ 조윤성 GS리테일 플랫폼BU장 사장.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헬스앤뷰티(H&B) 매장인 랄라블라의 수익성 악화가 심해지면서 조윤성 사장이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로 2020년 국내 헬스앤뷰티시장은 역성장했는데 헬스앤뷰티숍업계 2위인 랄라블라의 타격은 더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의 실적을 2020년 3분기부터 ‘공통 및 기타’로 발표하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영업이익 규모는 알 수 없다. 하지만 2020년 2분기까지 영업손실 95억 원을 낸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도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랄라블라의 매출은 GS리테일 전체 매출의 2%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랄라블라의 2020년 손상차손 인식 금액(회계상 손실)은 78억 원으로 GS리테일 전체 손상차손의 169억 원의 50% 수준에 이르러 GS리테일의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핵심 감사사항으로 지적을 받을 만큼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손상차손은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 자산의 미래 가치가 장부 가격보다 낮으면 재무제표상에서 손실 및 비용으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조 사장은 2019년에 신설된 플랫폼BU장으로서 GS25, GS수퍼(GS더프레시), 랄라블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랄라블라의 수익성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 사장은 매장의 객단가를 높이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그동안 랄라블라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익성이 나쁜 매장을 과감히 정리했다. 그 결과 랄라블라 매장 수는 2017년 168개에서 2020년 말 기준 124개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매장 축소보다는 기존 매장의 매출 끌어올리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상품군을 디퓨저, 풋케어 등 힐링·케어제품으로 확대하고 배달 서비스도 강화한다. 입지가 좋은 곳에는 새 점포를 개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헬스엔뷰티숍사업은 대규모로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효과가 적용되는 만큼 매장을 계속 폐점하는 것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가 완화된다면 우량점포를 위주로 매출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지속된 폐점은 오히려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랄라블라의 매장 정리로 회사 내부에서는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완화돼 해외여행이 재개된다면 랄라블라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점포를 무작정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우량점포 위주로 내실화하고 있으며 가능성이 있는 입지면 신규 출점도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GS리테일 수퍼마켓부문의 정상화에 기여했던 ‘체인오퍼레이션’ 전략을 랄라블라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체인오퍼레이션이란 각 체인점을 본부기구가 유효하게 지도, 관리, 조정해 가는 운영활동을 말한다. 진열과 발주, 재고 관리 등을 본부에서 주도하고 매장 직원은 판매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분담해 매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조 사장은 2019년 말 체인오퍼레이션 전략을 GS리테일 수퍼사업부에 도입했고 2019년 영업손실 289억 원을 냈던 수퍼사업부는 2020년 영업이익 315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조 사장은 7월에 예정된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된다면 랄라블라는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망을 확대하고 브랜드파워를 끌어올릴 수 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시범운영하는 통합몰 ‘마켓포’는 랄라블라가 온라인매출 비중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랄라블라의 실적이 아직 정상화되지 못했지만 비용 축소를 통해 영업손실폭을 줄여가고 있다”며 “7월1일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법인이 출범한다면 오프라인(GS25, 랄라블라)과 온라인(GS샵)의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