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순이익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경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외점포 순이익은 2020년 말 기준 7억3300만 달러(약 8184억 원)로 2019년과 비교해 25.4%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민감업종 부실로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지역별 순이익을 살펴보면 캄보디아가 1억64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1억4900만 달러), 홍콩(1억2000만 달러), 중국(1억 달러), 미국(7400만 달러) 등 순서다.
캄보디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1년 전보다 순이익이 감소했다.
줄어든 순이익과 달리 점포 수와 총자산은 늘었다.
2020년 말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수는 37개 나라에 197개로 2019년보다 2개 늘었다. 9곳이 신설되고 7곳이 문을 닫았다.
2020년 해외점포의 총자산은 1650억1천만 달러(약 184조 원)로 2019년보다 23.4% 증가했다. 작년 국내은행 총자산 2978조 원의 6.0% 규모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신남방 소재 점포의 자산이 46.1% 늘었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캄보디아 프라삭 MFI(소액대출법인) 인수와 국내은행의 베트남진출 확대로 예치금·대출금 증가 등에 영향을 받았다.
자산 건전성지표를 보면 2020년 말 은행 해외점포의 고정이하 여신(NPL)비율은 2.14%로 전년 말 0.63%보다 1.51%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가운데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은 부실채권의 비율이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 건 KB국민은행이 고정이하여신비율 29.8%인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비우량은행 인수를 조건으로 진출해 부실채권 비율이 전반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부코핀은행의 영향을 제외한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85%로 2019년보다 0.22%포인트 높다.
금융감독원의 해외점포 현지화 지표 종합평가등급은 평균 2+등급으로 2019년(2등급) 대비 1단계 올랐다.
2008년 금융감독원은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현지 밀착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현지화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지역별로는 인도네시아 현지점포가 1등급으로 가장 높았고 미국(2+등급), 중국·베트남(2등급) 등 순서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