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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투자사는 반도체 인수기지, 박정호 SK하이닉스 배당 늘리나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4-15 14: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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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투자전문 중간지주사와 통신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해도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인수합병 투자에 제약은 그대로다.

다만 SK하이닉스가 모회사인 투자전문 중간지주사를 통해 반도체기업 인수에 나서는 우회로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투자사는 반도체 인수기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9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호</a> SK하이닉스 배당 늘리나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중간지주사의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SK하이닉스의 배당정책을 확대 개편할 수도 있다.

1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새로운 배당정책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에 3개년 중기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고정배당 1천 원에 연 잉여현금흐름의 5%를 더한 금액을 현금 배당한다는 정책이 올해까지는 적용된다.

반도체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실시할 새 배당정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배당으로 밀어올리는 자금이 SK텔레콤에서 분할하는 중간지주사의 반도체 투자여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그룹 반도체사업을 이끄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지주사 SK의 손자회사라는 지배구조상의 제약이 걸려 있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자회사(지주회사의 증손회사)를 보유하려면 지분을 100% 취득해야 한다.

이 제약에 우회로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통신사업회사와 투자전문 중간지주사로 인적분할하는 계획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비통신사업 자회사들과 함께 중간지주사 아래 놓인다.

박정호 부회장은 SK텔레콤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그가 인적분할 뒤 중간지주사를 이끌고 통신사업회사는 유영상 MNO(이동통신)사업 대표가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손자회사 지분을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하도록 규제한다. 새롭게 설립되는 중간지주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인적분할 뒤에도 SK하이닉스는 직접 투자가 제한된다는 점은 그대로지만 신설 중간지주사는 SK하이닉스보다 투자제약이 덜하다”며 “박 부회장은 지분 100%를 인수해도 큰 부담이 없는 작은 인수는 직접 SK하이닉스를 통해, 큰 규모의 인수는 중간지주사를 통해 진행한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14일 온라인 타운홀미팅을 통해 투자전문 중간지주사가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놓았다.

문제는 중간지주사가 충분한 투자여력을 갖추고 있느냐다.

2020년 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의 현금여력은 별도기준 2조3488억 원이다. 이 수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매출채권, 단기금융상품 등 단기간에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의 합계치다.

아직 분할비율이 정확히 산정되지는 않았지만 신설 중간지주사의 투자여력이 분할 전보다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

중간지주사의 투자여력이 현재로서는 박 부회장이 큰 투자를 시도할 만큼은 아니라는 뜻이다.

반도체업계가 SK하이닉스의 배당정책을 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잠재적’ 배당여력이 차고 넘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으로 미처분 이익잉여금 43조6362억 원을 쌓아뒀다.

상법상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투자나 영업활동에 쓰일 수 없으며 임직원의 보수나 배당금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배당을 확대한다면 모회사인 중간지주사가 이를 활용해 대규모 반도체 인수투자에 나설 수 있다.

다만 고정배당금에 잉여현금흐름의 5%를 더한다는 현재의 배당정책 상에서는 SK하이닉스가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배당으로 크게 활용할 수가 없다.

박 부회장이 중간지주사를 통한 반도체기업 우회 인수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배당금 산정기준에 포함하는 방식 등으로 SK하이닉스의 배당정책을 확대 개편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말 기준으로 별도기준 현금여력이 6조6947억 원이다. 모회사인 중간지주사보다는 투자여력이 크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메모리사업을 인수하는 데 10조31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고려하면 SK하이닉스의 현금여력은 작은 회사를 인수하는 정도로 제한된다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SK텔레콤 투자사는 반도체 인수기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9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호</a> SK하이닉스 배당 늘리나
▲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박 부회장은 작은 투자보다 큰 투자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농어촌 5G(5세대 이동통신)공동이용계획’과 관련한 통신3사 협약 체결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내에서 작은 반도체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면서도 “지금은 시장에서 큰 움직임을 준비하는 것이 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이 중간지주사에서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등 우량 자회사들의 기업공개를 통해 반도체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다만 흥행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야 하는 기업공개와 달리 SK하이닉스의 배당정책 확대 개편은 절차상 어려움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박 부회장에게 부담이 더 적은 선택지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한다는 명분도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배당정책이 올해까지만 적용되고 내년부터 새 배당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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