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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4월 기업 동향과 전망-하나금융 NH농협금융 우리금융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21-04-07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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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에게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은 매우 부담스럽다.

3월 말 법 시행을 앞두고 소비자보호헌장을 선포하고 직원 교육 등 사전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영업현장에서는 상당한 혼란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리포트] 4월 기업 동향과 전망-하나금융 NH농협금융 우리금융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법 규정 자체가 모호한 대목이 있는 데다 비대면 금융상품 가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어서 금융회사들로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게 된 셈이다.

디지털 전환과 ESG경영 강화에 이어 소비자보호를 위한 노력이 4월 금융권 전반에서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리스크관리 직접 챙겨 

-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안에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가 새로 만들어졌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대비한 조치인데 김정태 회장이 직접 챙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나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전통적 은행사업만으로는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비이자이익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보호 관련 리스크 방지가 당면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에 이어 올해도 여러 펀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비자보호 문제가 불거지면 계열사뿐 아니라 지주의 책임, 지배구조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달았을 수 있다. 김정태 회장이 이사회 차원에서 소비자보호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유다.

- 하나은행은 김앤장 출신의 여성 법률 전문가인 이인영 변호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2021년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장을 맡는다. 이 변호사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금융 시니어 변호사를 역임했다.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상품숙지 의무제'를 도입해 금융상품 내용을 제대로 숙지한 직원만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AI) 채팅상담시스템인 ‘하이챗봇’을 통한 예·적금 가입서비스도 일시중단했다.

- 하나금융투자는 주주총회에서 남기명 전 법제처장(장관급)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 것 역시 역시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모두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것이다. 소비자 보호에 전방위적 태세를 갖추고 나선 셈인데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NH농협금융, 금융취약계층 많아 더 불안 

- NH농협은행은 19개 부서가 참여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금융상품판매 프로세스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감독 점검에 대비하고 법 주요내용 및 판매원칙의 직원 교육, 법 대응을 위한 부서 사이 협력 등을 추진한다.

- 법률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는데 법 시행에 따른 내규정비, 쟁점사항 정비, 직원 교육 지원 등을 통해 법률이나 경영 관련 리스크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의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에 따라 6월까지 상품의 기획 선정 및 판매 후 사후관리 등 비예금상품 판매와 관련된 모든 현황을 점검할 수 있는 통합 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 세우고 있다.

- NH농협은행은 펀드일괄 포트폴리오와 연금저축펀드 계좌의 비대면 신규가입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과 함께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하기도 했다. 법 시행에 따른 변화를 반영하려면 일정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NH농협은행뿐만이 아니어서 금융당국이 현장의 사정을 무시하고 너무 서둘러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불만도 금융권에서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 보험계열사들도 금융소비자보호법 실천 결의대회 여는 등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상품은 불완전판매 위험성이 큰 만큼 NH농협생명 등 보험계열사들도 직원교육에 특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 특성상 고령층이나 농업인 등 정보취약계층이 많은 만큼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성이 큰 것이다.

- NH투자증권은 정영채 사장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옵티머스펀드 관련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았다. 정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데 금감원의 중징계가 확정되면 연임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금융권 취업에 제한을 받게 된다.

분쟁조정위원회도 앞두고 있다. 여기서 만약 전액배상안이 나오면 1년 전체 순이익에 육박하는 규모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 많다. 또 배상 이후 구상권 청구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법적 분쟁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이 함께 보상하는 다자배상을 원하고 있지만 금감원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 우리금융그룹, 금융소비자 보호에 총력

-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소비자보호법 대응에 공을 들여야 할 필요성이 다른 어느 금융지주보다 큰 곳으로 꼽힌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라임펀드 판매 관련 금감원 제재심의위 대상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3월 두 차례 심의가 진행됐지만 징계수위 확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4월 중 3차 제재심의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배상은 물론 소비자 보호 전반에 걸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우리금융지주는 각 계열사에 상품 심사위원회를 두고 완전판매를 위한 준비를 마쳤고 우리은행도 직원 대상으로 비대면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지난해 실적에서 증권, 보험사를 두고 있지 않은 탓에 은행 부진을 비은행부문 수익으로 만회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소비자보호법 관련 이슈에 국한해 보면 은행보다 증권, 보험 쪽에서 소비자 보호 리스크가 큰 만큼 상대적으로 ‘폭탄’이 적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작든 크든 폭탄은 폭탄이다.

- 손태승 회장은 라임펀드 관련 금감원 제재심의위 징계결정을 앞두고 있다. 증권사 CEO가 먼저 매를 맞고 있는 상황인 만큼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도 라임펀드 관련 분쟁조정위 결과를 받아들이고 자율배상을 실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라임펀드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투자자 피해구제를 위한 노력을 보여 정상참작을 받겠다는 것이다. 라임펀드에 연루된 증권사, 은행 등이 여러 곳이어서 이런 노력이 통할지는 좀 더 지켜야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미얀마 쿠데타 장기화로 해외사업을 둘러싼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카드는 2016년 미얀마에 투투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설립하고 동남아시아 해외사업에 진출했는데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올해 기대가 더욱 컸던 상황이다. 신한은행 미얀마 현지법인 직원이 총격사고로 사망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우리자산신탁이 리츠사업을 시작하며 대토리츠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대토리츠는 토지보상을 현금이 아닌 다른 지역토지로 받아 투자하는 리츠상품으로 우리자산신탁은 3기 신도시부터 대토리츠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도 대토리츠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리츠사업 초기에 업계 점유율을 높이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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