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34거래일째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했다.
국내 증시와 아시아 증시가 동반해 하락했다.
◆ 외국인투자자 이어지는 매도폭탄
코스피 지수는 21일 전날보다 4.92포인트(0.27%) 떨어진 1840.53으로 장을 마감했다.
|
|
|
▲ 코스피 지수가 21일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에 전날보다 4.92포인트(0.27%) 떨어진 1840.53으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뉴시스> |
코스피 지수는 장초반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86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급락해 184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975억 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가 3156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개인투자자는 271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5곳의 주가가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7천 원(0.62%) 떨어진 113만1천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 네이버, 삼성생명 주가도 전날보다 1% 이상 떨어졌다.
외국인투자자는 34거래일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지속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순매도 최장기간인 33거래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계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오일머니를 투자하던 중동계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계 투자자는 지난해 6월부터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해 지난해 6월~12월 동안 팔아치운 주식 규모만 4조5천억 원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누적된 외국인투자자의 전체 순매도 규모 가운데 30%를 차지한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국제 유가의 연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에 따른 공급과잉 등도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외국인투자자는 당분간 순매수로 전환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3.84포인트(0.57%) 하락한 665.84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3원 떨어진 1달러당 1213.7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96.21포인트(3.23%) 떨어진 2880.48로 거래를 끝냈다. 선전성분지수도 전날보다 390.88(3.77%) 하락한 9975.97로 장을 마감해 10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HSCEI)는 전날보다 179.80포인트(2.24%) 하락한 7835.64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 H지수는 최근 7년 만에 8000선 아래로 붕괴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통해 73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대책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딩슈앙 스탠다트차타드홍콩 주재 중국 연구원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효과를 내려면 지급준비율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몇 개월 동안 지속된 자본 유출은 결코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98.92포인트(2.43%) 하락한 16017.26으로 거래를 끝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35.11포인트(0.45%) 떨어진 7664.01로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