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양 이랜드월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내실화로 코로나19와 싸움에서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다.
2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는 여성복사업 매각 추진을 접고 여성복부문 정상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그룹의 패션사업과 지주사 역할을 겸하는 회사로 지주사 업무는 '35년 이랜드맨' 최종양 대표이사 부회장이 전담하고 패션사업은 '스파오 신화'로 알려진 최운식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아직 2020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실적 악화를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리테일 등 연결회사 대부분이 부진했고 패션사업의 오프라인 비중이 높아 코로나19 타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미쏘’를 포함한 6개 여성복 브랜드를 매각해 신사업에 투자하고 부진에 빠진 계열사도 돕기로 했다. 그러나 적합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올해부터 온라인채널 강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내부의견이 대두되면서 매각을 철회했다.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미쏘 브랜드 매출은 온라인채널 흥행에 힘입어 2020년 1분기보다 320% 늘었다.
이에 따라 이랜드월드는
4월부터 ‘미쏘닷컴’의 운영을 시작하는 등 온라인채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미쏘닷컴에 인공지능이 고객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취향에 맞는 디자인과 색상, 사이즈를 골라 추천해주는 기능을 더했고 제품은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집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원마일웨어’를 늘려가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유통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랜드리테일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 1조7565억 원, 영업손실 520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16.6% 줄고 영업수지는 2125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랜드리테일은 수익성 낮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새로운 개념의 특화매장을 확대했다.
이 전략은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NC신구로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NC신구로점은 오프라인 체험공간과 라이브방송센터, 배송기지로 이뤄진 매장이다.
고객들은 오프라인 체험공간에서 샘플제품을 체험한 뒤 휴대폰이나 매장에 비치된 태블릿 등을 이용해 집으로 배송신청을 할 수 있다. 찾아오지 못하는 고객에게는 라이브방송센터의 호스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신상품과 코디법 등을 알려준다.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매출을 포함한 NC신구로점의 온라인매출 비중은 20% 수준에 이르며 온라인 주문건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NC신구로점 매출목표를 2천억 원으로 잡았다.
외식계열사 이랜드이츠도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핵심사업인 자연별곡, 애슐리 등이 모두 뷔페형 매장으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중단과 같은 피해를 겪어야만 했다.
이랜드이츠는 2020년 개별기준 매출 2320억 원, 영업손실 638억 원을 보여 2019년보다 매출은 1.8% 줄었고 영업수지는 63억 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부실매장을 정리하는 동시에 남은 매장은 고급화하거나 배달 포장전문매장 등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대표 외식매장 애슐리를 애슐리퀸 등으로 고급화하고 배달전문매장 애슐리딜리버리로 전환하고 있다. 계절밥상도 홈파티 고객들을 위한 한식 뷔페세트 등을 만들어 포장 및 배달영업을 시작했다.
이랜드이츠는 핵심사업이었던 뷔페형 매장을 줄이는 대신 기존 비핵심사업이었던 레스토랑 가맹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2020년 7월 레스토랑 ‘스테이크어스’의 가맹사업을 시작해 매장 수가 약 20개로 늘었다. 올해 3월부터는 창업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가맹점주 모집에 나섰다.
이랜드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임원들의 임금반납이나 무급장기휴가 등을 실시하기는 했으나 인력 구조조정이나 계열사 및 사업부 매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현재의 상황보다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한 셈이다. 다만 최 부회장이 해결해야 하는 재무적 부담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2017년 100% 수준에서 2020년 200%로 높아졌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2017년부터 선제적으로 사업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효율화를 단행해 아직까지 버틸 여력이 충분하다”며 “현 위기상황만 지나가면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