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신년사를 발표하며 임직원들에게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원톱'으로서 위상 다지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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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 회장이 최근 일본 롯데에서 일본식 이름 ‘시게미쓰 아키오’라는 이름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 창립 이후 직접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 롯데 신년사는 신격호 총괄회장 명의로 발표해 왔다.
신 회장이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흔들림 없는 ‘원톱’ 경영자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 신년사에서 “일본 롯데는 고객이 바뀌는 동안에도 고립에 빠져 있었다”며 “과거 성공 경험에 사로잡혀 세상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시대를 앞서 전망하고 변화에 대응해야 고객의 협력도 얻을 수 있다”면서 일본 임직원들의 변화를 주문했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롯데그룹은 세계적으로 존재감이 큰 글로벌 기업인데도 이런 사업기반을 활용하지 못해 아깝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여성 인재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는 과자가 핵심 상품으로 여성의 감성과 가치관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에서 일본 롯데 사업규모는 한국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 매출 규모가 4조 원에 불과해 한국 롯데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자로서 성과가 미지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일본 롯데를 책임경영하겠다는 뜻을 임직원들에게 확인시키려는 상징적 행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첫 재판은 3월에 재개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7일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주주의 지지를 얻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다"며 "신동빈 회장이 주축이 된 현 경영진에 대해 (일본 롯데)종업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와 종업원지주회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을 합치면 5할이 넘어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을 해임할 수 있다"고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