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수익성 방어에 성과를 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최 사장은 데이터사업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데 카드결제 프로세싱에 치우친 BC카드의 수익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BC카드에 따르면 최근 시설대여업 등록을 완료하는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BC카드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시설대여업 추가 등록을 완료해 리스사업 진출이 가능해졌다. BC카드는 그동안 리스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유일한 카드사였다.
BC카드 관계자는 "아직 리스사업 추진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수익 다각화에 나서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 추가 등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취임 시작부터 BC카드의 체질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데 이에 대응한 포석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사장은 올해 카드결제 프로세싱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BC카드 사외이사를 6년 동안 맡아와 이미 내부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새 먹거리 찾기를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는 지난해 카드업계에서 홀로 순이익 감소를 겪어 사업체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수익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순이익 2조263억6900만 원을 내 2019년보다 37.4% 늘어났다.
우리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삼성카드·신한카드·하나카드·현대카드 등 BC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의 순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BC카드는 지난해 순이익 696억6523만 원을 거둬 2019년보다 39.6% 감소했다.
다른 카드사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카드대출, 리스, 할부 등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한 데 비해 BC카드는 여전히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에 치우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카드업계 전체 수익 가운데 결제 등 카드수익은 줄었지만 할부, 리스, 카드론 수익은 늘어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카드결제 수익 감소를 수익 다각화를 통해 방어한 셈이다.
하지만 BC카드는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업카드사들과 달리 카드사에 결제 프로세싱을 제공하는 B2B(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사업을 주력사업으로 두고 있어 순이익의 대부분을 카드결제 수익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최 사장이 수익성 방어에 시급히 나서야하는 이유다.
다만 BC카드가 수익 다각화에 나서는 과정에서 차별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쉽지 않다는 시선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BC카드가 리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시장에 BC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이 진출해 있고 캐피털사 등 타 업계와도 경쟁해야 하는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차별성을 마이데이터 등 차세대 데이터사업에서 찾을 공산이 커보인다.
최 사장도 데이터와 금융을 결합하는 데 강점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1년부터 금융정보 제공기업인 에프앤자산평가를 이끌며 에프앤프라이싱 등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BC카드는 단일 카드사에 결제 프로세싱을 제공하는 만큼 결제데이터 및 가맹점 데이터 확보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앞서 BC카드는 2일 인공지능 간편투자 플랫폼인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에 99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며 업무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 사장과 BC카드 모두 데이터와 금융을 결합한 플랫폼 수익모델에 강점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플랫폼 수익모델은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KT그룹과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KT는 1800만 명이 넘는 무선통신 가입자와 인터넷TV 가입자 800만 명을 보유하고 있어 BC카드의 플랫폼 수익모델을 현실화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88년 고려증권 경제연구소에 입사해 장기신용은행 금융연구실장, 삼성증권 경영관리팀, 에프앤가이드 최고재무책임자 및 금융연구소장, 에프앤자산평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최 사장은 26일 취임식을 대신해 진행한 임직원 대상 토크콘서트에서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만이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BC카드 역시 미래에 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