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내년 주주총회에서도 주주제안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박 상무는 26일 금호석유화학의 제44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입장문을 내고 “올해 주주총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며 “다음 주주총회에서는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박 상무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안건은 52.7%의 찬성표를 확보했으나 회사 측 후보인 백종훈 전무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안건보다 적은 표를 받아 부결됐다.
박 상무가 제안한 보통주 1주당 1만1천 원의 배당안건이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안건도 모두 부결됐다.
박 상무는 “비록 아쉽게 이사회 진입이 좌절됐지만 제 계획들에 공감하고 지지해 주신 모든 주주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회사도 경영 및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주총회의 결과와 상관없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박 상무는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 과다한 자사주의 장기 보유, 업계 평균보다 과소한 배당 등을 바로잡기 위해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현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행위와 관련해서도 계속해서 견제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록 부결되기는 했으나 이번 주주제안의 의미가 작지 않다고 자평했다.
박 상무는 “이번 주주제안은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전한 주주문화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며 “앞으로도 동료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미래 금호석유화학을 위한 제안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주제안에 찬성의견을 냈던 기관들이 적지 않았음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앞서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대신경제연구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국내외 의결권자문사들은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모두 찬성하거나 대체로 찬성했다.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과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은 금호석유화학 주주이기도 하다. 이들은 주주총회에서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박 상무는 “800만 주주의 시대에 더 이상 기업들은 주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며 “금호석유화학도 주주들이 소유한 공개회사인 만큼 모든 주주들의 권익과 가치 증대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모든 주주들과 소통하며 금호석유화학이 시장을 주도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고 주주가치 또한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