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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우리펀드서비스 가상자산 진출, 고영배 우리금융의 마중물

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 2021-03-22 16: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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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이사가 신사업 확대를 위해 가상자산시장 진출 채비에 분주하다. 

우리펀드서비스가 업계 최초로 가상자산 회계처리를 돕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며 우리금융그룹 가상자산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우리펀드서비스 가상자산 진출, 고영배 우리금융의 마중물
▲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이사.

22일 우리펀드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가상화폐거래소 지닥을 운영하는 피어테크와 손잡고 '디지털자산 기업회계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펀드서비스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기업회계 플랫폼 출시를 위해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실증실험 등을 거쳐 상반기 안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상자산시장을 우리펀드서비스의 신사업분야로 점찍고 있다. 

우리펀드서비스는 우리금융그룹 계열 사무수탁사다. 사무수탁사는 투자신탁, 투자회사 등 집합투자 기구를 고객사로 사무업무와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펀드의 기준가격 계산, 수익률 산출, 순자산가치 산정 등 신탁재산의 일반 회계업무를 대행하고 처리해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우리펀드서비스는 지난해 3월 우리자산운용의 사무수탁업무를 이관 받는 등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확대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우리펀드서비스 수탁고는 2019년 말 48조3040억 원에서 2020년 말 64조1340억 원으로 32.7% 증가했다. 사무수탁업계 전체 수탁고는 같은 기간 658조 원에서 717조 원으로 8.96% 늘었다.

다만 고 대표가 우리펀드서비스 수탁고를 지속해서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사업분야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 2019년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가 이어지며 펀드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금융사의 금융상품 판매 책임을 확대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25일부터 시행되면 펀드시장이 더 위축될 공산이 크다. 펀드 관련 일반 회계업무 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두고 있는 사무수탁업계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반면 가상자산시장은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 대표가 가상자산 투자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무수탁서비스를 신사업분야로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금융위원회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25일까지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모두 445조 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년 동안 이뤄진 누적 거래대금인 356조2천억 원을 일찌감치 뛰어 넘었다.

가상자산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가상화폐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들은 제도권 밖에 머물고 있어 투자자들이 우리펀드서비스가 선보일 사무수탁서비스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무수탁사는 투자회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3자 확인 절차를 맡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에서 투명성과 신뢰성을 원하는 기업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펀드서비스가 우리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가상자산시장 문을 두드리며 그룹 차원의 가상자산사업 진출에 마중물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다만 우리금융그룹은 가상자산시장 진출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관계자는 "가상자산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 아직까지는 사업 진출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이 투자대상인지 투기대상인지에 관한 논란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관련 펀드가 출시되는 등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한편 하루 사이 비트코인 시세가 20% 이상 빠지는 등 불확실성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 금융그룹들이 속속 가상자산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어 우리금융그룹이 계속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해치랩스, 해시드와 합작해 가상자산 수탁기업 한국디지털에셋을 설립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1월 한국디지털자산수탁에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한국디지털자산수탁은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블록체인 전문기업 블로코, 디지털자산 연구기업 페어스퀘어립이 공동으로 설립한 가상자산 수탁 전문업체다.

우리금융그룹에서는 우리펀드서비스가 디지털자산 기업회계 플랫폼을 통해 미래 가상자산 수탁 고객이 될 수 있는 기업들과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인투자자에 큰 손실을 입힌 가상자산시장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며 "은행권이 가상자산시장에 직접 뛰어들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일단 우회적 방법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우리금융그룹에서 수탁사업에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고 대표는 2014년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장을 거쳐 퇴직연급부 영업본부장, 강동강원영업본부장을 지냈다.

2020년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이사를 맡기 전까지 우리은행에서 신탁연금그룹 상무를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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