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동안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으나 올해부터는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해 외형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최근 몇 년 사이 매출이 줄고 있는데다 가전제품 수요 확대에 맞춰 컬러강판 증설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새 수요처를 늘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
22일 동국제강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부터 멕시코 콜센터를 바탕으로 북미와 유럽까지 판매망을 넓힌다는 계획을 추진한다.
철강업체의 콜센터는 국내에서 생산된 컬러강판이나 냉연강판을 현지에서 수요자가 원하는 크기로 자르는 작업을 하는 곳을 말한다.
동국제강은 현재 멕시코를 비롯해 인도, 태국에 콜센터를 두고 해외사업을 하는데 멕시코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해외영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 해외 콜센터를 중심으로 해외 영업망을 강화하면서 현지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컬러강판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컬러강판은 장 부회장이 동국제강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도 키워온 사업이다.
동국제강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항 바이러스 컬러강판 상용화를 추진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둔 만큼 해외 새 수요처를 찾아 외형을 키워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제강은 올해 하반기까지 부산 공장에서 증설을 통해 컬러강판 생산능력을 지난해보다 10만 톤 늘어난 85만 톤으로 늘린다.
컬러강판이 가전시장에서 고급 자재로 쓰이면서 호황을 맞고 있어 증설한 생산물량이 매출로 이어지는데 좋은 사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 부회장은 2014년 동국제강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주력해왔다. 이런 덕분에 동국제강은 안정적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외형은 해마다 쪼그라들고 있다.
동국제강은 연결기준으로 2017년 매출 6조493억 원을 거둔 뒤에 2018년 5조9649억 원, 2019년에는 5조6864억 원, 2020년에는 5조2062억 원으로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2015년 영업이익 1694억 원을 올리며 흑자전환한 뒤로 매년 1천억 원대 중반에서 2천억 원대 초반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2020년 영업이익은 2947억 원으로 전년보다 79% 늘었다.
특히 브라질 CSP제철소 실적 회복 기대감도 나오고 있어 장 부회장에게 올해가 부담없이 동국제강의 외형 확대기반을 마련하기에 적기일 수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수익성을 바탕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 회사의 기본방침”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CSP 제철소는 동국제강이 지분 30%를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지만 현지 경기 악화 등으로 지금껏 동국제강 수익성에 발목을 잡아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고로를 가동하면서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CSP제철소가 슬라브(철강 반제품) 판매량과 가격을 동시에 회복하면서 2020년 전체 실적도 흑자로 돌아섰다”며 “CSP제철소는 올해 15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