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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1조 백화점' 길 찾았다, 김형종 기존 백화점도 손본다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1-03-18 15: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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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휴식공간', '2030세대', '럭셔리쇼핑'을 주제로 한 매장전략을 판교점과 여의도 더현대서울뿐만 아니라 기존점으로 확대해 '1조 백화점'을 더 확보하는 데 힘을 싣는다.

18일 현대백화점 안팎에 따르면 김 사장은 판교점과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도입한 새로운 매장전략의 효과를 확인하고 그 가운데 일부를 기존점에도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1조 백화점' 길 찾았다, 김형종 기존 백화점도 손본다
▲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이런 매장전략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2곳이다.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은 전국 백화점 총매출 순위 7, 8위를 차지하는 곳으로 지난해 8천억 원대 총매출(판매액)을 내 '1조 백화점'에 가장 근접해 있다.

김 사장은 올해 1월 판교점 총매출 1조 원 달성을 자축하면서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등 다른 백화점도 고객의 생활에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메가 라이프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두 매장이 위치한 곳이 국내 최대 상권을 자랑하는 서울 강남구로 이 같은 전략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압구정본점에서는 리뉴얼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압구정본점은 건물이 지어진 지 35년이 된 만큼 층고를 높이는 등의 대대적 개축은 어려우나 매장 사이 벽을 허무는 방식으로 넒은 공간감을 구현하고 있다.

여기에 영캐주얼패션관, 멘즈럭셔리관 등을 새로 열어 젊은층과 남성고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현재 60% 정도 리뉴얼작업을 끝냈는데 젊은 고객의 발길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비 12월의 총매출을 살펴보면 2030세대 고객 총매출은 38.1% 늘었고 새로 유입된 2030세대 구매고객 숫자도 66% 늘었다. 

유통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연간 총매출이 2025년에는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더현대서울과 압구정본점까지 총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게 된다면 현대백화점은 3곳의 '1조 백화점'을 확보하면서 경쟁사인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을 앞서게 된다.

현재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은 총매출 1조 원대 백화점을 각각 2곳씩 지니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까지 단 1곳도 없었으나 지난해 판교점이 총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면서 구겨진 체면을 살릴 수 있게 됐다.

백화점업계는 최근 여러 점포를 출점하기보다 한 곳의 알짜점포를 세우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의류와 화장품의 온라인 거래비중이 높아졌고 코로나19 발생 이후로는 고가의 사치품까지도 온라인에서 거래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백화점이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백화점의 의무휴업이나 출점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논의하고 있어 백화점업계를 둘러싼 유통환경이 점차 나빠질 수 있다는 점도 지금까지와 다른 생존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판교점의 성과는 현대백화점에게 변화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이정표가 돼 준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현대백화점이 50년 동안 매장설계 및 고객데이터 분석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담은 매장이란 평가를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의 쇼핑동선을 넓히고 그동안 백화점업계가 주목하지 않았던 2030세대, 남성을 위한 쇼핑, 휴식 등 콘텐츠를 매장 곳곳에 구현했다. 또 백화점에서 가장 중요한 럭셔리 브랜드 매장도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판교점에는 루이비통과 구찌, 생로랑, 까르띠에 등 21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데 이는 경인지역 최대규모다.

판교점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현대백화점 대부분의 매장이 실적 감소를 겪는 가운데서도 총매출이 9.4% 늘어나는 등 새 전략이 유효하다는 점을 증명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에서 이런 전략을 더 과감하게 추진했다. 쇼핑동선은 더 넓히고 2030대를 겨냥한 쇼핑 및 체험 콘텐츠는 더 늘렸으며 구찌, 버버리, 프라다 등 주요 명품 브랜드도 유치했다.

특히 더현대서울은 한걸음 더 나아가 '자연'이라는 콘셉트를 추가했는데 건물 한 가운데를 터서 1층까지 자연광이 들도록 했고 매장 5층 한켠에 살아있는 잔디와 나무를 심어 자연공원을 조성했다.

더현대서울은 2월24일 개장 후 6일 만에 총매출 370억 원을 냈다. 판교점의 첫 주 총매출 181억 원보다 2배 가량 많은 수치다.

현대백화점의 2020년 매장별 총매출을 살펴보면 판교점은 1조74억 원을 거뒀고 무역센터점은 8841억 원, 압구정본점은 8841억 원을 거뒀다. 2019년과 비교해 판교점과 압구정본점은 각각 9.4%, 3.5% 늘었고 무역센터점은 0.9%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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