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북군사합의서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부부장은 16일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낸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남북군사합의서 파기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행동을 주시하겠다”며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연합훈련을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했지 연습 규모나 형식에 관련해 논한 적이 없다”며 “형식과 규모에 관계없이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도 짧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부부장은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 동안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에 관련한 경고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됐다.
김 부부장의 담화가 북한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 2면에 실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발언에 상당한 힘을 실었다는 시각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