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투자자들이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을 위해 계좌개설 등 상담을 하고 있다. < NH투자증권> |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한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특히 이번 청약은 증권사별로 균등배분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탓에 청약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10일 마감된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공모주 청약에 균등배정방식이 도입되면서 공모주를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청약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편 투자자들이 많았다.
최종 63조6198억 원의 증거금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는데 청약 첫 날인 9일 14조8천억 원의 증거금이 모인 것과 비교하면 둘째 날 300%가 넘는 자금이 하루 만에 몰린 것이다.
균등배정방식은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에게 동등하게 배정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투자자가 납입한 청약증거금 규모에 비례해 주식을 배정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최소 청약금액만 넘기면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가는 6만5천 원인데 최소 청약규모인 10주에 해당하는 증거금 32만6천 원만 있으면 균등배정 대상이 된다. 앞서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배정에서는 1억 원가량의 증거금을 넣어야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었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배정에 균등배정방식이 도입되면서 자녀나 부모님 등 가족 명의로 계좌를 새로 만들어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을 받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SK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6곳이었다.
6곳 증권사 계좌를 모두 보유한 투자자라면 각 증권사에서 모두 균등배정방식으로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계좌 수가 많을수록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도 늘어나게 된다.
다만 각 증권사별로 배정된 물량이 다른 탓에 균등배정방식이 도입됐음에도 공모주를 1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투자자도 나오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가운데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291만8550주가 균등배정방식으로 배분된다.
NH투자증권은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받은 증권사로 모집하는 공모주는 모두 215만9727주다. 이 가운데 절반인 107만9863주 정도가 균등배정 물량이다. NH투자증권의 최종 청약건수는 64만6826건으로 집계됐다.
107만9863주를 64만6826명의 투자자에게 균등하게 배분하는데 소수점으로 나눠서 배분하지 않기 때문에 균등배분으로 배정받는 공모주는 1주에 그치게 된다. 나머지 균등배분 물량은 추첨 등 방식으로 배정하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67만1266주를 균등배분하는데 모두 55만432건의 청약이 모였고 미래에셋대우는 64만2081주 균등배분에 청약 47만9911건이 접수됐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에서 균등배정으로 받을 수 있는 확실한 물량은 각각 1주씩이 되는 것이다.
SK증권과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에서는 균등배정 물량을 뛰어 넘는 청약이 접수된 탓에 공모주를 1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
증권사들은 3월12일 청약자에게 물량 배정을 공고하고 같은 날 환불해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앞서 4일~5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27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335.36대 1로 나타났다. 증거금도 지난해 9월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세운 최고기록 58조5543억 원을 5조 원 이상 뛰어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