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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현대차 전동화시대 대변화, 정의선 실리와 협력 리더십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3-08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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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전동화시대에는 내연기관시대와 달리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실리’와 ‘협력’을 앞세워 전동화시대 글로벌 자동차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이한재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전동차 시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과 관련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내연기관차와 전동차의 리더십은 어떻게 다른지, 정 회장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한재(이하 이):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입니다.

곽: 지난 시간에 기아를 중심으로 전동화시대 완성차업체가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봤는데요. 

전동화시대는 확실히 내연기관시대와 다른 만큼 오너 리더십 또한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정의선 회장 또한 전동화시대를 맞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가요?

정의선시대, '실리'와 '협력'을 현대차그룹 중심에 놓다

이: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했습니다. 아직 회장에 오른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요. 

현대차에는 큰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징적 사건들도 몇 건 있는데요. 혹시 딱 떠오르는 게 있으십니까?

곽: 최근 들어서 GBC 설계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우리나라 최고층 건물로 짓기로 했던 105층 설계를 50층짜리 3동으로 바꾼다는 건데, 혹시 이런 변화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 맞습니다. GBC 설계 변경은 논의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GBC는 대한민국 최고층 빌딩을 짓는 사업입니다.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숙원사업이기도 하고요.

정몽구 회장은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사면서 국가경제를 이야기했고 국내 최고층 빌딩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은 이런 명분과 상징성을 포기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입니다. 

서울만 봐도 50층짜리 건물이 얼마나 많습니까.

최고층 필요 없다, 실리가 중요하다, 이런 생각일 텐데, 이것만 봐도 현대차그룹 변화의 강도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곽: 현대차그룹이 GBC 인허가받으려고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봉은사와 조망권 다툼, 공군 레이다 이슈 등 크고 작은 갈등을 수년간 모두 풀어내고 지난해 105층으로 착공 들어갔는데 정의선 회장이 취임하자 설계 변경을 검토하니, 정말 큰 변화로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게 전동화시대 리더십과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

이: 내연기관시대와 전동화시대의 차이를 좀 봐야 하는데, 정몽구 회장 시대는 그야말로 볼륨의 시대였습니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했고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 싸움을 하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전동화시대에는 물론 점유율도 중요하지만 기술 경쟁력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한데 그 기반이 바로 실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다른 국내 대기업집단과 비교해 협력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았습니까?

곽: 맞습니다. 여기에는 실리보다는 명분을 중요시하는 경영기조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도 있었고요. 

이: 정의선 회장시대 현대차그룹의 변화를 가만히 살펴보니 대부분 선대 회장 시절 굳어진 개념들을 깨나가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회장이 직접 노조를 만난다거나 부회장을 최소화하고 직할체제로 간다거나 외부인재를 중용하는 것들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GBC 설계변경 검토는 상당히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죠.

곽: GBC설계도 바꾸니 다른 것도 다 바꿀 수 있다, 이런 건가요? 

정몽구 회장 시절에도 협력했을 텐데 정의선 회장 시대에 와서 협력의 방식이 크게 달라졌나요?

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정주영 창업주의 경영신조인 기술자립에 따라 전통적으로 인수합병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정몽구 회장 역시 기아 인수 이후 독자경영을 강조했고요. 현대차그룹이 조 단위를 투입해 해외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삼성그룹의 하만, LG그룹의 ZKW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조 단위 자금을 들여 해외업체 인수합병 진행하는 동안 현대차그룹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곽: 정의선 회장이 2018년 총괄 수석부회장에 올라서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요? 

그때도 해외 차량공유서비스나 자율주행업체 등에 대규모 투자 등을 진행한 거로 알고 있는데요.

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인수합병보다는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했습니다. 

인수합병은 지분투자보다 훨씬 적극적 협력으로 평가됩니다.
 
경영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고 경영권 확보할 수 있어 시너지를 내는 데도 효율적입니다. 

정의선 회장이 취임 이후 그동안 보이지 않는 벽을 깨고 과감히 인수합병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곽: 삼성그룹과 협력사례도 변화로 볼 수 있겠네요.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산업과 반도체산업 진출은 물론 재계를 대표하는 라이벌그룹으로 선대 때부터 시작된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로 협력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 받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정의선시대 들어 삼성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협력범위를 크게 넓힐 가능성이 계속 나오고 있죠. 

삼성그룹은 메모리반도체 1위, 중소형 올레드패널 1위, 차량용 배터리 상위업체로 현대차그룹이 손잡는다면 큰 실리를 챙길 거 같은데요.

이: 네. 정의선 회장이 삼성뿐 아니라 LG, SK, 롯데, 포스코 총수들을 모두 만난 것도 실리경영과 협력경영의 끝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만남이 최근 1년 안에 모두 이뤄진 건데 정의선 회장은 지금껏 이런 재계 총수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협력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몽구 회장이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현장 경영을 중시했다면 정의선 회장은 협력에서 답을 찾는 협력경영을 펼친다고 볼 수 있는 셈이죠.

곽: 애플과 협력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정의선 회장시대라 가능한 거겠네요.

과거 현대차그룹이었다면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애플과 협력 기대감 자체가 애초부터 생기지 않았을 수 있겠습니다.

이: 맞습니다.

곽: 애플과 협력에서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현대차그룹이 삼성그룹과 손잡고 애플과 협력을 검토했다는 것만으로도 정의선 회장이 전동화시대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업체와 모두 손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정의선 회장이 모든 업체와 손을 잡는 것은 아닙니다. 

정의성 회장은 철저히 실리를 기반을 두고 협력관계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수소전기트럭 바람을 일으킨 미국 니콜라와 손잡지 않은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니콜라는 현대차그룹에 지속해서 구애했으나 정의선 회장은 손을 잡지 않았습니다. 

니콜라 손을 잡는 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니콜라는 사기논란에 휘말리면서 지금은 위상이 크게 낮아졌죠.

곽: 결국 정의선 회장시대 리더십은 실리를 앞세워 손에 손잡는 리더십, 협력의 리더십으로 볼 수 있겠는데요. 

정의선 협력은 생존의 필수요소, 변해야만 한다

이: 전동화시대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이동수단 이상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전동화시대 자동차는 최신 기술이 모두 집약되는 기술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동화시대 협력은 단순히 경쟁력을 높이는 문제가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생존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곽: 내연기관시대 현대차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직접 철을 만들고 부품을 개발하고 완성품을 찍어내며 자동차 제조와 관련한 대부분을 직접 내재화하면서 발전했죠. 

하지만 미래 모빌리티는 그런 수준의 사업이 아니란 말씀이신 거죠?

이: 그렇습니다. 전기차만 보더라도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장치산업입니다. 

배터리만이 아닙니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통신, 반도체, 카메라, 라이더 등 모든 기술적 측면에서 완벽해야 합니다.

협력 없이는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합니다.

곽: 요즘 완성차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내연기관시대인데도 그런데 전동화시대에는 이런 부분이 더욱 심해지겠군요.

이: 맞습니다. 메모리반도체만 보더라도 앞으로 완전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자율주행차 1대에 최대 D램 80GB, 낸드플래시 1TB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완성차업체가 이 모든 걸 내재화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내연기관차만 주야장천 만든다면 몰라도 자율주행 전기차를 만들기로 했다면 협력이 필수인 셈입니다.

곽: 그렇겠네요. 더군다나 정의선 회장이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그림은 자율주행 전기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부터 시작 아닌가요? 

궁극에는 도심항공 모빌리티와 목적기반 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서 경쟁력 강화를 노리니까요.

이: 네. 도심항공 모빌리티와 목적기반 모빌리티 모두 전동화 모빌리티일뿐더러 궁극적으로는 자율주행을 추구합니다. 

이 자율주행이 무서운 게 완전한 자율주행은 운전자를 운전에서 해방해 미래 모빌리티를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 버립니다. 

미래 모빌리티가 단순한 이동수단 넘어 주거공간이나 사무공간과 다른 또 하나의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모든 신기술을 빨아들이는 거죠.

곽: 현대차가 지난해 선보인 차세대 전기차 실내 콘셉트 디자인을 본 기억이 납니다. 

LG전자랑 협업해서 만든 건데 올레드TV는 물론이고 냉장고, 신발관리기, 커피머신 등 LG전자 가전이 다수 들어가 있더라고요. 

완성차업체가 가전업체와도 논의하다니 진짜 협력이 중요하겠습니다.

이: 네. 현재 현대차 도심항공 모빌리티사업을 이끌고 있는 신재원 사장의 과거 인터뷰를 봤는데 나사가 통신업체랑 협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게 2010년대 중반 얘긴데 미래 모빌리티분야에서 기술의 융복합이 그만큼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앞으로 점점 더 가속할 테고요.

곽: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대국민 그린뉴딜 보고대회에서 재계 대표로 나와 발표하는 것을 보면서 자동차가 하나의 플랫폼이 돼서 모든 기술을 융합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 그렇게 되는 거군요.

이: 동료 기자가 우스갯소리로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을 손에 손잡는 코리아나 리더십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정의선 회장이 실제 협력을 통해서 전동화시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 강화한다면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한국의 위상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아버지 정몽구 회장이 말한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길이기도 하고요.

곽: 네. 자동차시장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즉 과거차에서 미래차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현대차그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도권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어 보입니다.

정의선 회장은 인류애적 관점에서 미래 모빌리티 발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변화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비즈니스포스트도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CEO톡톡 정의선 회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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