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주가가 급락했다.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현대그룹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던 자베즈파트너스가 보유하던 현대증권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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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는 자베즈파트너스의 지분매각에 따라 원금 손실을 보전해 줘야 한다.
현대증권 주가는 8일 전날보다 420원(-7.19%) 하락한 542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도 각각 3.85%, 5.75% 떨어졌다.
자베즈파트너스는 7일 장 마감 후 보유하고 있던 현대증권 주식 2257만7400주(9.54%) 전량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7일 종가(5800원)에 12.7% 할인을 적용한 5100원으로 매각규모는 1151억4474만 원이다.
국내 증시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현대증권의 매각 시기가 불투명해지자 주가가 5천 원 미만으로 떨어져 손실을 떠안기 전에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자베즈파트너스는 2012년 현대증권에 9.54%의 지분투자(주당 8500원)를 할 당시 현대그룹 계열사로부터 5년 동안 연 7.5%의 수익을 100% 보장받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자베즈파트너스가 높은 수익을 보장받고 있었음에도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투자손실 위험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베즈파트너스는 2015년 현대증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현대증권 주가가 5천 원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손실을 입는 구조로 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릭스에 매각이 무산되면서 현대증권 주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향후 매각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라며 “중국발 악재에 국내 증시도 불안정한 상황이라 자베즈파트너스가 주가가 5천 원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가 5천원~8500원 사이일 경우 현대그룹 측에서 손실을 보전해 주기로 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이번 지분매각을 통해 자베즈파트너스는 지분투자 원금을 고스란히 회수할 수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자베즈파트너스와 계약을 맺었던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U&I가 나눠 손실금을 자베즈파트너스에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U&I가 자베즈파트너스에 줘야 할 손실금은 767억6316만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