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이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사업 확대에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대상은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매출을 1조4천억 원을 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상은 2020년 인도네시아에서 매출 369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0월에는 150억 원을 투자해 베트남 북부에 ‘하이즈엉 공장’을 준공한 뒤 본격적으로 식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즈엉 공장에서는 떡볶이 등 한식 간편식(HMR)과 소스류, 김 등 5개 품목을 중점 생산한다. 하이즈엉 공장은 벳찌(발효조미료 미원), 떠이닝(물엿, 타피오카 전분), 흥옌(신선, 육가공) 공장에 이은 4번째 공장으로 대상의 첫 베트남 상온식품공장이다.
임 사장은 여러 차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해외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임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해외법인은 투자성과를 확대할 수 있도록 안정적 생산, 판매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최근 코로나19로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금 시점이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확대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남아시아는 6억5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지닌 거대한 시장으로 최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식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대상은 사업보고서에서 “인구와 소득 증가율이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우 가공식품에 대한 풍부한 수요가 예측되는 동시에 식품 제조기지로서 매력적인 곳이다”며 “더불어 미주, 유럽에 걸쳐 세계적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식품산업의 활동영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동남아시아에서 성공을 디딤돌로 삼아 미국과 유럽까지 보폭을 넓히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대상은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에 21개의 해외법인 두고 있는데 최근 미국에서는 김치 등 K푸드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한국 기업이 미국에 수출한 김치규모는 1130만 달러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61.7% 증가했다.
종가집 김치로 잘 알려진 대상은 올해 안에 미국에 김치 생산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김치공장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며 "미국에서 김치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식품업계 최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동남아시아를 생산기지로 삼아 유럽 공략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유럽에서도 김치 등 한국 음식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동남아시아가 유럽에 수출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
특히 대상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전분당은 다양한 가공식품에 활용되기 때문에 대상이 품목을 다변화해 글로벌시장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분당이란 전분을 원료로 하는 감미료를 말하는 것으로 주류, 음료, 제과, 제빵 등 식품사업 전반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임 사장은 과거 유럽 법인에서 주재원과 대표이사를 거쳤던 만큼 유럽 식품시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임 사장은 30년 동안 대상에서만 근무한 인물로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강조하는 전문경영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부터 단독대표를 맡고 있는데 대상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며 경영능력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상은 2020년 매출 3조1138억 원, 영업이익은 1749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34.8% 증가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신용등급도 상승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1월 대상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상은 미국과 중국에 김치 등 편의식품 생산설비를 신규 투자하고 있고 베트남 법인도 기존 소재 중심의 사업에서 소스류 등의 식품부문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등 해외사업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진적 사업 확장전략은 중장기적 성장동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