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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 마음의 빚진 동생 최재원, SK이노베이션으로 경영복귀하나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1-02-10 15: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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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올해 에너지, 바이오 등 사업 포트폴리오뿐 아니라 오너경영진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월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하반기 취업제한이 풀리면 주력 계열사 등기이사로 경영보폭을 넓힐 수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이 마음의 빚진 동생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052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재원</a>, SK이노베이션으로 경영복귀하나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1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에서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앞으로 행보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대외활동으로 바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룹 전반에서도 최 부회장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점 외에도 최 부회장이 곧 굵직한 계열사를 직접 맡아 경영일선에 다시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이 동생 최 부회장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해온 만큼 10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따른 취업제한이 풀리는 최 부회장을 단순한 보좌 역할로만 두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 부회장은 1998년 아버지 최종현 명예회장이 타계했을 때 상속 포기각서를 쓰면서 최태원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2013년 SK그룹 계열사 출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형제가 둘 다 수감됐을 때 최태원 회장은 2015년 사면돼 경영에 복귀했지만 최 부회장은 형기를 3개월 남기고서야 가석방됐다.

이런 부분을 차치하고라도 최 부회장은 그룹에서 전략기획과 글로벌사업 전문가로 불리며 오너일가인 것을 떠나 전문경영인으로서도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부회장은 미국 브라운대학교 물리학과와 스탠퍼드대학원 재료공학과를 나와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계 증권사 야마이치의 미국 법인에서 채권 브로커로 일한 경험도 있는 등 재무부문의 전문성도 인정받고 있다.

1994년 SKC에 입사해 그룹 경영에 참여한 뒤 SK텔레콤, SK, SK가스, SKE&S 등을 두루 거치며 사업기획과 해외투자 유치 등 부분에서 두각을 보였다.

SK그룹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이사회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최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그룹의 핵심사업을 경영 일선에서 이끌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최 부회장이 에너지와 전장사업에 관심이 많았고 SK그룹의 전기차배터리사업을 기획부터 주도했다는 점에서 계열사로 복귀한다면 SK이노베이션이 될 가능성이 나온다.

물론 최 부회장이 수감되기 전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SKE&S로 복귀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다만 최 부회장의 그룹 경영활동에서 입지, 그룹 지주회사 SK 지분 보유 순위 등을 생각하면 SKE&S보다는 SK이노베이션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우선 매출규모만 봐도 SKE&S의 8배에 이르는 큰 계열사다. 또 주력이던 정유사업 부진 타개책으로 전기차배터리사업을 키우고 있다.

그런 만큼 오너경영인의 결단을 필요로 하는 굵직한 사업현안들이 많다. 2020년 현대자동차와 전기차배터리 협력과 같이 국내외 기업들과 사업적 협력이나 미국, 중국 등 글로벌시장에서 사업 확장, 대규모 투자 등에서 오너경영인의 무게감이 필요하다.

한 예로 SK이노베이션은 3조 원을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배터리공장을 짓고 있고 올해 1월에도 헝가리 배터리공장 건설에 1조2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8년까지는 헝가리 배터리3공장을 짓기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더 투자한다. 

이런 긴 호흡의 대규모 투자 결정은 전문경영인의 의지만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최 부회장은 애초 SK그룹의 전기차배터리사업을 초기 단계부터 기획해 키워낸 주역이다. 최 부회장이 형인 최태원 회장에게 정유사업을 대체할 유망사업으로 전기차배터리부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연료전지 분리막기술 개발, 서산 배터리공장 준공 등을 진두지휘했다. 최 부회장은 수감생활을 하면서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팀장에게 편지를 보내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의 정유, 석유사업을 대체할 유망사업”이라며 배터리사업 임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운 것으로 전해졌다.

출소 뒤에도 전기차배터리사업에 꾸준한 애정을 보이며 2018년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코마콤 전기차배터리공장 기공식, 2019년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배터리공장 기공식 등에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과 나란히 참석했다.

최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0년 7월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공장에서 만나 전기차배터리를 비롯한 신기술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도 함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중국에 배터리교체사업부터 진출하고 있는데 최 부회장은 SK그룹 전기차배터리사업을 처음부터 맡아 추진하며 해외시장에서도 네트워크를 쌓아온 데다 해외사업에 밝아 역할을 넓힐 수 있는 부분이 많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정유사업 부진으로 연결기준 매출이 2019년보다 30% 줄어들었고 영업손실은 2조5668억 원에 이르렀다. SK이노베이션 실적은 모회사 SK 실적도 끌어내렸다. SK도 2020년 매출이 두 자릿수로 줄고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사업은 SK그룹 주력사업의 한 축인 에너지분야의 미래 먹거리로 무게감이 남다르다.

최 부회장은 2013년 9월 횡령혐의로 3년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돼 형기를 3개월 남긴 2016년 7월 가석방됐다. 최 부회장은 법에 따라 횡령죄 징역형 집행이 끝난 날로부터 5년 동안 SK그룹 주요 관계사에서 등기이사를 맡을 수 없었는데 올해 10월 이런 제약이 풀린다.

최태원 회장은 앞서 1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서울상의 다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서울상의 회장은 관례상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한다.

최태원 회장은 23일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다음 회장으로 최종 선출되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임기가 끝나는 3월 말부터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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