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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애플의 미래차 협력 불씨 꺼졌나, 주도권 샅바싸움 시선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2-08 17: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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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과 애플의 미래차 협력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걸까?

8일 국내외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함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만든다는 협력설을 공식 부인했지만 일시적 협의 중단일뿐 앞으로 상황에 따라 협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차와 애플의 미래차 협력 불씨 꺼졌나, 주도권 샅바싸움 시선도
▲ 팀 쿡 애플 CEO와 애플 자율주행 전기차 예상 디자인.

정성엽 일본 다이와캐피털마켓 연구원은 이날 미국 CNBC에 출연해 “지금 상황은 끝이 아니라 잠정적 중단으로 볼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향후 협상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국내 증권사 한 연구원도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협상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과정이 조용해야 하는데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의는 조금 시끄럽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협의를 진행했던 것은 사실인 만큼 협력 논의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협상 과정에서 밀고 당기는 힘 싸움을 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번 공시는 애플이 협의내용이 밖으로 새어나가 현대차그룹과 협상을 중단했다는 외신 보도 이후 나왔다.

일본매체 역시 5일 애플이 현대차뿐 아니라 일본 완성차업체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애플의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껏 애플과 협력 가능성을 놓고 공시를 통해 “다수의 업체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 내용을 밝혔을 뿐 구체적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협력하면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시선이 지속해서 나오는 상황에서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애플과 협력설을 부인했을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지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의 경쟁력,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생산역량,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종합해 볼 때 애플의 최적 파트너라는 평가가 지속해서 나왔다.

국내매체뿐 아니라 외신, 애플 전문가로 평가되는 해외 증권사 연구원들이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력 가능성을 높게 본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같은 빅테크(기술선도)기업과 파트너가 될 수 있을 만한 규모나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자동차업체는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얼마 되지 않는다”며 “현대차그룹은 미래차시대 사업구조 전환을 충실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애플과 실제 협력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기업가치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다”고 바라봤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빨라야 2024년은 돼야 애플카를 선보일 것으로 본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는 만큼 애플과 협상에서 급할 것이 없다고 보고 잠정적으로 협의 중단 사실을 밝혔을 수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공시를 통해 애플과 전기차분야에서 협력의 여지를 남겨뒀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이날 공시를 통해 “다수의 기업과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공시를 통해 애플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현대차그룹3사 모두 이전과 달리 애플을 특정하는 문장에서 ‘자율주행 전기차’ 대신 ‘자율주행차량’이라는 표현을 썼다.

자율주행차가 전기차보다 앞선 기술로 평가되는 만큼 애플이 자율주행차로 가기 전 단계로 현대차그룹과 전기차 협력을 우선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력 가능성을 놓고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이런 저런 추측만 나오는 상황인 셈인데 이와 관련해 애플의 비밀주의 경영 기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도 나온다.

애플은 제3자와 협력을 할 때 비밀서약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어기면 강한 패널티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외 투자자들은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력 가능성을 놓고 앞으로도 한동안 안갯속을 헤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를 만들 가능성을 높게 보지만 애플이 공식적으로 애플카 출시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결국 시장 기대만 있는 셈인데 애플이 실제 애플카 생산계획을 발표하기 전까지 애플은 물론 현대차그룹 등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 역시 애플의 비밀주의 경영기조로 볼 때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애플과 협력은 공시 외에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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