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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현대중공업 노사 교섭 3년치는 부담, 한영석 더 양보하나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2-08 14: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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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치 노사 교섭을 한꺼번에 해야 하는 부담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 사장이 우선 2019년과 2020년의 2년치 교섭부터 끝내기 위해 노조를 상대로 더 물러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늘Who] 현대중공업 노사 교섭 3년치는 부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639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영석</a> 더 양보하나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8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8월 여름휴가 전까지 2019년과 2020년치 노사 교섭이 늘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설 전, 여름휴가 전, 추석 전, 연말은 노사가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 목표시점으로 잡는 주요 분기점들이다.

잠정합의안이 찬반투표에서 부결돼 설 전 타결이 어려워진 만큼 다음 분기점이 여름휴가라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통상 5월경에 그 해 교섭을 시작하기 위한 상견례를 열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노사가 2019년 임금협상과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이어 2021년 임금협상 교섭 부담까지 진 상태로 여름휴가를 보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한 사장의 교섭 부담이 2년치에서 3년치로 늘어나는 시점이 멀리 있지 않다는 의미다.

현대중공업 노조 게시판에는 2년치 교섭의 장기화를 놓고 노조의 협상력 부재를 지적하는 시선이 많다.

올해 11월 열릴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는 집행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등 노-노 갈등의 조짐까지 보인다.

노-노 갈등의 핵심은 법인분할 위로금이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5월31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존속법인인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인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됐다.

노조는 이 분할을 놓고 반대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 왔다.

다수 조합원들은 노조 집행부가 돌이킬 수 없는 법인분할에 반대하느라 분할 위로금을 교섭 테이블에 올릴 시점을 놓쳤다며 불만을 보인다.

현집행부가 임시 주주총회를 앞뒤로 폭력행위를 벌여 해고된 조합원 4명의 복직 등 현안문제와 분할 위로금 안건을 맞바꾼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집행부가 해고 조합원의 복직 대신 분할 위로금을 받아내는 데 좀 더 집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한영석 사장이 교섭 타결을 위해 더 물러설 수 있는 지점도 분할 위로금으로 보인다.

앞서 5일 진행된 현대중공업 노조의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조합원의 58%가 잠정합의안에 반대했다. 조합원들이 2년치 임금 인상분을 받지 못해 힘겨워하고 있지만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기에 잠정합의안 내용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3일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임금협상을 놓고 기본급 4만6천 원(호봉승급분 2만3천 원 포함) 인상과 성과금 218%(약정임금 기준)를 지급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는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천 원 별도 인상)과 성과금 131%(약정임금 기준) 지급에 합의했다.

조합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은 것은 2020년 교섭 잠정합의안이다. 기본급 동결뿐만 아니라 약정임금 기준 131%의 성과금도 너무 적다는 것이다.

한 사장이 임금 인상과 성과금을 더 인상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면 분할 위로금 문제를 노조보다 먼저 교섭 테이블에 올리는 것이 교섭 타결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노조 내부에서 갈등 조짐이 보인다는 점은 협상조건 차원에서는 한 사장에게 나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한 사장은 올해가 대표이사 임기 3년째로 연말 임원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한 사장은 2018년 11월 진행된 현대중공업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 사장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에 오른 뒤 풀었어야 할 2019년과 2020년 노사 교섭을 하나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2019년 교섭은 본교섭만 70차례 이상 진행했으며 2020년 교섭은 시작부터 2년치 통합 교섭으로 진행했다.

한 사장이 올해 교섭마저 마무리하지 못한 채 임기가 끝난다면 한 사장이 재신임되든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되든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가 된다.

이런 점으로 인해 현대중공업 노사가 설 전 교섭 타결은 물 건너갔어도 여름휴가 직전보다는 빠른 타결을 위해 더 잦은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날 현대중공업 노조는 소식지 ‘결사항전’을 통해 “조합원의 마음을 읽지 못해 반성한다”며 “집행부는 조합원의 뜻을 겸허히 받아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교섭기간이 길어지고는 있지만 잠정합의안 마련에는 성공하는 등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다음 교섭일정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최선의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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