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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스마트선박이 대세,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기술력에 역량집중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2-01 15: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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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미래 선박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의 패러다임이 친환경 스마트선박으로 바뀌고 있다. 권 회장은 한국조선해양이 이 흐름을 이끌도록 해 ‘마지막 소임’이라고 말했던 한국조선해양 성공의 초석을 다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친환경 스마트선박이 대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한국조선해양 기술력에 역량집중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1일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미래기술연구원의 연구개발역량을 디지털 트윈(실제 선박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쌍둥이 선박) 솔루션의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미국 선급협회 ABS로부터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의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시운전 솔루션의 기본승인(AIP)을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자산관리 △에너지 최적화 △위험 예지 등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도 차례로 개발하기로 했다.

조선 단계에 해당하는 시운전뿐만 아니라 해운업의 운항에 이르기까지 선박사업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선박사업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 솔루션으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게 되면 자율운항선박을 구현하기 위한 기반을 갖출 수 있다.

자율운항은 스마트선박의 핵심 요소다. 결국 한국조선해양은 스마트선박과 같은 미래선박에 연구개발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운 셈이다.

권오갑 회장은 한국조선해양뿐만 아니라 조선 자회사들의 기술역량까지 모두 미래선박에 집중하기 위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앞서 1월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중공업이 올해 안 기업공개를 통해 1조 원가량을 확보한 뒤 이를 5년 동안 친환경선박과 스마트선박의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중공업은 그룹 조선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가운데 맏형 격으로 생산능력이 가장 크기도 하거니와 선박 건조와 관련한 기술 개발을 도맡고 있다.

권 회장은 미래선박과 관련해 한국조선해양이 소프트웨어 기술을, 현대중공업이 하드웨어 기술을 각각 담당해 미래선박과 관련한 한국조선해양의 사업역량을 끌어올리는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그룹 조선업의 최대 경쟁자인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를 마무리하면 글로벌 수주잔고 점유율이 21%로 1위인 거대 조선사가 된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선박시장의 패러다임은 운송효율을 중시하던 기존 흐름에서 친환경 스마트선박을 개발하는 흐름으로 변하고 있다.

이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지 못한다면 높은 수주잔고 점유율이 미래 선박시장에서는 큰 소용이 없을 수 있다.

LNG운반선의 화물창이 기술 선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9월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LNG화물창기술 하이멕스(Hi-MEX)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선주사들은 일찌감치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점한 프랑스 가즈트랑스포르 에 테끄니가즈(Gaztransport & Technigaz, GTT)의 ‘마크(Mark)’ 시리즈 화물창만을 원한다. LNG운반선은 1척 건조가격이 2천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신기술을 적용하는 모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한 한국 조선사들은 LNG운반선을 1척 건조할 때마다 건조가격의 5%(100억 원가량)를 GTT에 로열티로 지불한다.

이는 기술 변화를 선도하지 못한 데 따른 비용인 셈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스마트선박분야에서는 글로벌 수준과 비교하면 다소 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9년 6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글로벌 해사산업박람회 ‘노르시핑(Nor-Shipping)’에서 한국조선해양(당시 현대중공업)이 별도의 세미나를 통해 독자 개발한 스마트선박 솔루션 ‘ISS(INTEGRICT Smartship Solution)’를 선주사들에 소개했다.

다만 솔루션에 원격제어나 자동제어 등 자율운항과 관련한 기술이 탑재되지는 않았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노르시핑을 참관한 뒤 “국내 조선사들은 스마트선박과 관련해 자율운항선박에 필요한 제어기술 개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현대중공업조차 관련 기술이나 개발계획을 소개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친환경 스마트선박으로 전환은 선박의 운항방식 자체가 달라지는 중대한 변화로 LNG화물창과 같은 개별 기자재의 기술 전환과는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친환경 스마트선박이 대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한국조선해양 기술력에 역량집중
▲ 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 'HiDTS'. <한국조선해양>

권 회장으로서는 한국조선해양이 미래 선박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의 승부를 걸어야 할 때라고 생각할 법한 상황에 놓여있다.

권 회장에게 한국조선해양의 성공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다음 오너로 확실시되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에게 세계 최고의 조선사를 넘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한국조선해양의 성공과 실패는 조선업계에서 일어나는 친환경 스마트선박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할 만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회장도 이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한국조선해양이 설립된 직후인 2019년 6월 임직원들에 이메일을 보내 “조선업은 그동안 노동집약적 산업이었다”며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을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바꿔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일해 왔다”며 “한국조선해양의 성공과 한국 조선업의 재도약을 제게 주어진 마지막 소임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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