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차석용 부회장의 지휘 아래서 최대실적 기록행진을 16년째 이어갔다.
‘
차석용의 마법이 또 통했다’는 말과 함께 시장은 벌써부터 차 부회장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27일 LG생활건강 안팎에 따르면 차 부회장은 올해 북미 화장품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차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중점 추진사항의 첫 번째로 글로벌사업 확장을 제시했는데 최근 인수합병한 회사가 미국 화장품회사인 만큼 이 지역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높다.
차 부회장은 2019년 8월 미국 화장품회사 뉴에이본을 인수했다. 뉴에이본은 13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대 화장품 방문판매 회사로 꼽힌다.
차 부회장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북미지역에서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모바일로 제품을 체험해보고 주문할 수 있는 디지털 카탈로그를 선보였는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오겔 브랜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 6월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더마화장품 ‘피지오겔’의 북미와 아시아사업권을 19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피지오겔은 독일 피부과학 전문기업 스티펠이 2000년에 출시한 더마화장품 브랜드다. 더마화장품은 일반화장품에 의약품 성분을 더한 기능성 화장품을 말한다.
올해 LG생활건강 화장품사업의 핵심인 중국시장에서 실적 증가가 유력하게 전망되는 점은 차 부회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중국에서 실적 증가를 장담하기가 어려웠다.
증권업계는 중국에서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데 따라 LG생활건강이 올해도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고급 수입 브랜드 확대를 2021년 중국 화장품시장 변화의 한 가지 키워드로 꼽을 수 있다”며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소비경기 회복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에게 북미 화장품시장은 외형 성장과 실적 안정성 확보 등 2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북미는 세계 최대 화장품시장이다. 미국 화장품시장 규모는 약 50조 원으로 글로벌 화장품시장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부문 해외매출의 50% 정도를 중국에서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경쟁사들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중국에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셈이다.
LG생활건강을 비롯한 국내 화장품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왔는데 2017년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타격을 받은 뒤로 의존도를 낮출 방안을 찾을 필요가 커졌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지만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뜻을 보이고 있다.
차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 글로벌경제 전망은 불확실하고 소비심리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불확실한 환경이지만 미래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2020년 코로나19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8445억 원, 1조2209억 원으로 2019년보다 2.1%, 3.8%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