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01-25 17: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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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바이오가 건강기능식품사업 확장을 통해 바이오사업역량을 쌓고 있다.
이승래 대표이사가 한국화이자에서 27년 동안 일해온 경험을 어떻게 살려낼지 주목된다.
▲ 이숭래 우리바이오 대표이사.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우리바이오는 바이오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바이오사업의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밀폐형 식물공장에서 발광다이오드(LED)광원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하고 성분을 추출하며 개별인정형 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우리바이오는 최대주주인 우리조명이 보유한 광원기술을 식물 재배에 활용해 안정된 품질의 개별인정형 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기업이 독자적 연구개발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개발한 기업이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원료를 말한다.
이 대표는 식물뿐만 아니라 해양생물도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개발하기 위해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과 지난해 10월 손을 잡았다. 김을 포함한 해조류 16종의 기능성분을 연구해 우수한 소재 10종을 선별하고 제품화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바이오는 천연물소재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자체 식물공장을 지어 고유한 개별형 원료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9년에는 식약처로부터 우수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GMP)과 식품안전관리 인증(HACCP)도 받았다. 2020년 4월에 완공한 식물성 연질캡슐 생산공장에 관해서도 식약처로부터 우수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 부합 인증을 받았다.
현재 우리바이오는 루테인의 원료인 마리골드 생산 국산화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일정 품질의 마리골드 100% 국산화는 물론 1년에 최대 5번의 수확도 기대하고 있다.
또 우리바이오는 22일 식약처로부터 의료용 대마 재배와 대마 성분 연구를 위한 ‘마약류 취급학술 연구자’ 및 ‘마약류 원류물 취급자’ 승인을 받으며 대마를 개별인정형 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대마의 칸나비디올 성분이 뇌전증을 비롯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우울과 불안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우리바이오는 대마를 뇌질환을 개선하는 기능성 원료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대표는 2020년 11월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식물공장을 기반으로 한 천연물로 개별인정형 원료를 인정받는 것이 1차 목표이고 이후 신약 개발까지 확대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에 위드바이오코스팜과 귀리를 5종의 유산균으로 복합 발효시켜 생성된 베타글루칸인 ‘신바이오클루칸’의 특허를 5년 동안 독점 사용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베타글루칸은 면역력을 높이는 기능이 있어 정상 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증식과 재발을 막고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지질대사를 개선하여 체지방 형성과 축적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업무협약을 맺으며 “신바이오글루칸 원료를 활용한 신제품을 우선 출시하고 향후 개별인정형 원료로 개발해 장기적으로는 기존 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바이오는 기존 주력사업으로 이익을 거두고 있어 건강기능식품 안착을 위한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우리바이오가 바이오사업을 시작한 지 만 3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사업으로 올린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지만 다른 사업을 통해 매출 1조 원과 영업이익 수백억 원대를 내고 있다.
우리바이오는 발광다이오드와 백라이트 유닛(BLU)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에 공급하며 매출 1조 원이 넘게 올려왔다.
우리바이오는 2019년에 매출 1조6726억 원, 영업이익 265억 원을 거뒀으며 2020년 1~3분기에도 매출 1조1989억 원, 영업이익 332억 원을 냈다.
우리바이오는 2000년에 설립된 종합 전자부품기업 우리이티아이가 2019년 3월에 회사이름을 변경된 기업이다. 2018년 9월 건강기능식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2019년 5월에 건강기능식품을 시장에 처음 공급했다.
우리바이오는 2020년 1~3분기 건강기능식품사업으로 매출 79억 원을 올렸다. 우리바이오의 기존 주력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매출에는 아직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2019년 처음 건강기능식품시장에 진출하며 매출 16억 원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뚜렷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바이오는 유산균 브랜드 ‘신비락’, 개인별 맞춤형 비타민 브랜드 ‘솔루티오’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국을 통해 이들을 판매하고 있다. 또 천연물 소재를 개발해 제조자 개발생산(ODM) 및 주문자 위탁생산(OEM) 방식으로 건강기능식품 원료와 완제품을 공급하는 등 건강기능식품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숭래 대표는 한국화이자에서 1982년 9월부터 20010년 5월까지 30년 가까이 신약 개발 및 마케팅 총괄 등의 경험을 쌓았으며 2013년 9월부터 2015년 9월까지 동화약품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2020년 3월 우리바이오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