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건설부문의 제로에너지빌딩 관련 역량을 강화해 정부 그린뉴딜정책에서 추진되는 그린리모델링사업을 노린다.
안재현 사장은 정부의 그린리모델링사업에서 경험을 쌓게 되면 향후 민간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친환경부문을 확충하고 있는 SK건설이 제로에너지빌딩분야를 강화하는 데는 주력인 건설부문도 친환경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제로에너지빌딩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건축물을 말한다.
안 사장은 풍력, 수처리와 폐기물처리, 연료전지 등 신사업을 통해 SK건설의 친환경부문 매출을 늘리려 하고 있는데 그동안 주력분야였던 건설부문에서도 친환경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초기 공공부문에서 진행될 제로에너지빌딩 인증 의무화 대상이 민간으로 확대되기 전에 한발 앞서 경험을 쌓겠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안 사장은 신년사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은 시대적 요구이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경영의 새로운 축"이라며 "2021년을 SK건설이 친환경기업으로 자리잡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일 IBK캐피탈, LX인베스트먼트와 친환경사업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13일에는 이미 인수한 EMC홀딩스의 자회사 와이에스텍의 잔여지분을 1560억 원에 매입하는 등 친환경부문을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제로에너지빌딩 적용 확대에 따른 건축물의 리모델링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용재 한국에너지공단 건물에너지실장에 따르면 국내 건축물 가운데 20년이 넘은 노후건축물 비중은 58.2%에 이른다.
제로에너지빌딩 인증 의무화는 2020년 연면적 1천 m² 이상 공공건축물, 2025년 연면적 1천 m² 이상 민간건축물과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2030년에는 연면적이 500m²인 모든 건축물로 적용범위가 확대된다.
SK건설은 과천 위버필드의 주민공동시설을 국내 비주거건축물 가운데 처음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 1등급을 받도록 짓는 등 제로에너지빌딩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건설이 롯데건설과 함께 지은 과천 위버필드 단지는 녹색건축인증 최우수 등급과 건축물에너지효율 1등급을 받기도 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제로에너지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제로에너지빌딩 인증 의무화가 확대되는 것에 기대하고 있다"며 "제로에너지 등 친환경 및 저탄소 건축물의 보급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제로에너지빌딩 공급사업을 포함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사업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2025년까지 국비 6조2천억 원을 포함해 모두 20조 원이 투입된다.
세부적으로는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2만5천 호, 문화시설 1148개소, 학교 2890여 곳, 어린이집 및 의료기관 2170여 곳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작업이 진행된다.
정부는 온실가스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저탄소 및 에너지고효율의 건축기술과 사후관리시스템 개발 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