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임박하면서 물류기업은 물론 제약기업까지 백신 수송사업권을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정부가 아직 코로나19 백신 수송과 관련된 사업자 지정 및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백신 수송에 저온 유통시스템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기술과 전문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국내에 들여오는 백신 가운데 아스트레제네카의 백신을 제외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저온 유통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화이자 백신의 적정 유통온도는 영하 70~80도이고 모더나는 영하 20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그동안 운영해온 물류인프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 수송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CJ대한통운은 동탄 물류센터 안에 ‘우수의약품 유통관리기준(KGSP)’ 인증을 받은 약 1만㎡ 규모의 허브센터를 두고 전국 11개의 의약품 전담 지역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CJ대한통운은 적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의약품 전담 운송차량 200여 대를 운영하고 있어 특수포장용기와 냉매제를 사용하면 영하 70도를 유지해야 하는 의약품도 차질없이 운송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CJ대한통운은 온도관리체계인 ‘쿨 가디언 시스템’을 통해 물류센터 곳곳의 온도를 점검하고 있으며 돌발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차량위치 관제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
CJ대한통운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물류 전문회사로서 지난해 백신 등 냉장보관 의약품 30만 상자를 안전하게 배송한 경험이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을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해 앞으로도 전담물류센터, 차량 등 인프라 뿐만 아니라 전문성도 더욱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수송과 관련해 CJ대한통운과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는 제약업체로는 용마로지스와 GC녹십자랩셀 등이 꼽힌다.
동아쏘시오그룹의 물류자회사인 용마로지스는 의약품 및 백신의 품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통할 수 있는 정온 배송시스템을 구축했다.
용마로지스는 최근 저온 유통시스템(콜드체인) 물류업체 한국초저온 및 삼성SDS와 백신 유통 모의실험도 실시하기도 했다.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유통과정을 추적하는 삼성의 물류 플랫폼 ‘첼로’와 한국초저온의 보관기술을 시험해 본 결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의 물류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GC녹십자랩셀도 코로나19 백신 수송사업권 확보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GC녹십자랩셀도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온도·위치 등 모든 물류 유통과정을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예측가능한 위험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GC녹십자랩셀은 그동안 정부과제를 맡아 이미 혈액팩과 검체들을 전국 각지로 운송하면서 의약관련 운송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렇게 대표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뿐만 아니라 제약업체들까지 코로나19 백신 수송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상징적 의미도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저온 유통시스템의 시장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포트링커는 글로벌 저온 유통시스템의 시장규모가 2020년 1527억 달러(약 168조 원)에서 2025년 3272억 달러(약 359조 원)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