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의 노조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까지 가는 길이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핵심 요구사안으로 꼽히던 희망퇴직 상시제도 철폐를 오히려 생산직에서 전체 직군으로 확대하면서 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져 임단협 타결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종규 노동조합 위원장. |
20일 르노삼성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르노삼성차 노사는 아직까지 노사가 평화적 교섭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희망퇴직을 전사로 확대시행한다는 방침이 나오면서 2020년도 임단협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시선이 나온다.
르노삼성차는 이날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상시제도를 부산 공장 생산직에서 영업과 연구개발본부 직원으로 확대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노조 한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 상시제도 확대를 설명하러 온 임원에게 ‘노조가 반대한다고 하면 진행하지 않을 것이냐’고 물어봤지만 회사가 경영관련 사항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현재 회사에 기본급 인상을 뼈대로 희망퇴직 상시제도 철폐, 일산TS(정비소) 부지 매각 반대 등의 고용 안정을 2020년도 핵심 요구사항으로 꼽고 있다.
희망퇴직제도의 적용 대상직군 확대는 노사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나온다.
르노삼성차 노조로서는 회사가 내놓을 2020년 임단협 관련 제시안이 노조의 기존 요구안과 비교해 크게 밑돈다면 반발이 기존보다 더욱 거세게 나올 수밖에 없다.
르노삼성차는 1월 3차 본교섭을 다시 시작한 뒤부터 노조에 지금까지 제시안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 노조 다른 관계자는 “회사가 3차 본교섭에서 르노그룹 새 전략이 발표된 뒤에 제시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며 “내부적으로는 21일 재개될 4차 본교섭에서 제시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임단협 장기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유럽 수출물량을 앞으로 좌우할 XM3 하이브리드모델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될 수 있어 부담이 커진 상황에 놓인 셈이다.
2020년도 임단협이 장기화되면 XM3 하이브리드모델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르노삼성차 노조가 평화적 교섭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권을 이미 확보해 둬 임단협 장기화에 따라 찬반투표만 진행한다면 언제든지 파업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3월부터 유럽에 XM3의 수출이름인 뉴 아르카나의 하이브리드모델도 본격적으로 생산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에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어 XM3 하이브리드모델이 유럽 수출 확대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임단협을 빠르게 마무리하는 일이 절실하다.
특히 하이브리드모델은 유럽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하는 만큼 추후 국내에서도 XM3 제품군을 넓힐 수 있어 중요하다.
코로나19로유럽 자동차시장에서 전체적으로 자동차 판매규모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는 대폭 늘어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2020년 1월~10월까지 서유럽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량은 모두 41만8천 대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90%가 늘었다.
반면 주요 서유럽 국가들에서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같은 기간 감소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10월까지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6.9%, 이탈리아는 20.9%, 스패인은 36.8%, 영국은 21.7% 각각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