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극적으로 마련하면서 올해 안에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잠정합의안이 노조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조선 3사 모두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게 된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올해 6조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 위기 속에서 임금을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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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삼성중공업이 올해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삼성중공업은 9월10일 임금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본급을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삼성중공업은 기본급을 0.5% 인상하고, 임협타결 격려금 150만 원, 노사화합 및 위기극복 실천 격려금 50만 원, 리드타임 10% 단축 추진 격려금 250만 원, 설·추석귀향비 각 30만 원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이 임금협상을 조기에 타결한 것은 다른 곳과 달리 노조가 없는 점이 작용했다. 삼성중공업은 노조 대신 노동자협의회가 임금협상을 맡는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9월 조선업종 공동파업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이 9월25일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을 동결하고, 3만 원의 고정수당 신설, 격려금 250% 지급, 타결축하금 230만 원 지급, 자사주 150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임금협상에 따라 자사주 196만5750주를 상여금 목적으로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나머지 자사주 보유분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전량 매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연말격려금 150%도 자사주로 지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2일 제3자배정 방식으로 4140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620만 주, 약 313억 원이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는데 임직원들이 연말격려금을 받는 대신 주식을 받는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전체 임직원의 82.4%가 동의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사 임금협상에서 가시밭길을 걸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조선업종 공동파업을 주도하면서 회사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노조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노사협상이 한 달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퇴진하는 집행부는 새 집행부가 임금협상을 재개할 경우 연내타결이 어렵다고 보고 신임 위원장이 취임하기 전에 회사와 협상테이블을 마련했으나 효과는 없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새 집행부가 들어서고 12월9일부터 임금협상에 들어가 23일 마침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호봉승급분 2만3천 원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 격려금 100%+150만 원 지급, 자격수당 인상 등 임금체계 개선, 성과금 지급기준 개선, 사내근로복지기금 20억 원 출연, 특별휴가 1일 등에 합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