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디벨로퍼(개발사업자) 전환에 고삐를 죈다.
DL이앤씨는 주택개발리츠 민간사업자 공모 참여로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앞으로도 DL그룹이 추구하고 있는 디벨로퍼 방향에 맞춰 개발사업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DL이앤씨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컨소시엄을 꾸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진행하는 '패키지형 귀농귀촌 주택개발리츠'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한다.
DL이앤씨가 이번 주택개발리츠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를 결정한 것은 개발사업 전반에 걸친 역량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토지매입금액은 894억 원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DL이앤씨가 DL그룹의 새로운 비전에 따라 디벨로퍼 전환을 본격적으로 선언한 뒤 참여하는 개발사업 공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패키지형 귀농귀촌 주택개발리츠사업은 경기도 양주시 옥정 A24블록의 공동주택 938세대와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외산리의 귀농귀촌주택 30세대 안팎을 짓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자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한 뒤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특히 건설사는 주택설계부터 인허가, 시공, 분양 및 임대운영 관련업무 등을 모두 담당하게 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월5일 사업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뒤 2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부터 DL이앤씨를 이끌게 된 마창민 대표이사는 경영전략을 일반 도급공사에서 탈피한 디벨로퍼로 설정하고 이에 따른 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마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새로운 발상과 참신한 방법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디벨로퍼로 전환해 가는 뜻을 내보였다.
DL그룹이 올해부터 지주회사체제로 공식 출범하며 전사적으로 디벨로퍼 도약을 선언한 만큼 마 대표도 기존의 공사 행태를 벗어나 DL이앤씨의 혁신적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DL이앤씨는 서울에서 'e편한세상 시티' 오피스텔을 선보이기 위한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디벨로퍼로 전환하는 시범사업들을 하나씩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2월 지분 66%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효제PFV를 통해 서울시 종로구 효제동 98번지 일대의 부지를 매입했다.
이 부지에는 e편한세상 시티 800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올해 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이앤씨가 업계 최고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점도 마 사장이 개발사업을 위한 추가 투자자금을 마련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지주회사 DL과 건설회사 DL이앤씨로 인적분할되기 이전 대림산업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1천억 원가량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으로 추정된다.
기존 건설사업부가 85%가량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었던 만큼 분할 뒤 건설사업을 책임지는 DL이앤씨는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은 서울 핵심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디벨로퍼로 나아갈 자신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대림산업은 2005년 서울시에 성수동 3구역 부지를 3824억 원에 낙찰받은 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오랜기간 공을 들여 사업을 추진해 왔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49층 규모 주거시설 2개 동뿐 아니라 33층 규모의 업무시설, 문화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4월 주거동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을 LB자산운용에 6천억 원에 매각한 뒤 LB자산운용 지분 49.5%를 획득했다.
투자비용을 회수함은 물론 앞으로 꾸준한 임대수익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1200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개발사업의 수익화를 본격적으로 실현하게 됐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서 보인 성공적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가시화된 종로구 효제동 부지 이외에도 여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디벨로퍼 역량을 끌어 올려 다양한 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