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이 올해 핵심 자회사인 세아베스틸의 특수강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세아그룹 지주사인 세아홀딩스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세아베스틸의 기획총괄 부사장과 세아창원특수강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겸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영업부문 조직에서 해외조직을 개편하고 특수강 판매처를 기존 자동차에서 원자력 등으로 넓히면서 부진을 극복할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세아베스틸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세아베스틸의 특수강사업은 올해 자동차 수요 증가에도 현대제철과 경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세아베스틸은 탄소합금 특수강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세아베스틸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 특수강을 생산하는 철강전문회사다.
특수강은 보통 철강제품과 달리 주로 자동차와 건설기계에 사용돼 국내 특수강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세아베스틸보다 경쟁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세아베스틸은 현대제철이 특수강 상업생산을 시작한 2017년 영업이익 1885억 원을 낸 뒤로 2018년에는 영업이익 558억 원, 2019년에는 영업이익 439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현대제철의 특수강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종합특수강은 지난해 연간 생산능력을 10만 톤 증설해 상업가동을 시작하면서 2021년 더욱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태성 대표는 세아베스틸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영업망을 재정비해 해외와 신사업 등 ‘투트랙’으로 특수강시장을 개척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국가인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통해 내수경쟁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는데 올해 이를 더욱 가속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펴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이런 전략은 지난해 말 진행한 조직개편에서도 읽을 수 있다.
세아베스틸은 글로벌마케팅본부의 이름을 글로벌영업본부로 변경하고 글로벌영업 1팀과 글로벌영업2팀으로 확대해 영업력을 강화했다.
세아베스틸로서는 새로운 영업망을 구축할 수 있는 만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영업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글로벌 완성차회사를 포함해 자동차부품사들이 밀집해 있다.
베트남에는 국내 자동차회사인 현대자동차와 베트남 현지업체의 합작회사인 현대탄콩을 비롯해 혼다와 트럭 조립회사인 빗팟모터, 포드 공장, 메르세데스 공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더욱이 베트남은 한국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PTPP·RCEP)을 맺은 곳으로 앞으로 한국과 자동차산업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11일 쩐 뚜언 아잉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과 만나 소재 부품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협력에 합의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 특수강사업의 기반을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넓히는 데도 힘을 쏟는다.
이 부사장은 올해 특수강 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해 새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케팅본부에 원자력사업팀을 새로 꾸렸다.
세부적으로 원자력사업에서 세아베스틸은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겸용용기인 캐스크에 집중할 것으로 파악된다.
세아베스틸은 2019년 국내회사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방사성물질 운반저장회사인 오라노티엔으로부터 17개 캐스크 수주계약을 따낼 만큼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캐스크 등에서 특수강을 가공해 판매하면 기존 봉형강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수익성이 높다.
캐스크시장은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해체시기와 맞물려 해마다 시장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캐스크시장 규모는 2030년 124억 달러(약 14조950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부사장에게 세아베스틸의 수익성 회복은 핵심과제다. 세아베스틸은 세아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사에서 핵심계열사다.
특히 세아홀딩스가 순수지주사로 세아베스틸을 포함해 계열사들로부터 배당을 포함해 상표권 매출 등이 수입원이라는 점에서 세아베스틸의 수익성은 세아홀딩스까지 영향을 미친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1만5천 톤 규모의 베어링용 튜브를 제조∙판매하는 세아베스틸의 현지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며 "동남아시장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다변화 차원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