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내년 흑자전환의 기반을 닦고 있다.
30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택시호출사업 브랜드 ‘카카오T블루’의 가맹택시 수가 2021년에는 2만 대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수는 올해 1분기 5400대에서 3분기 1만3천 대로 급증했다. 국내 운행택시 수가 25만 대 규모임을 고려하면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가 전체의 5%를 넘어선 셈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T블루가 현재 국내 모빌리티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 택시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맹택시 수가 현재 속도대로 늘어난다면 카카오가 목표한 카카오모빌리티의 2021년 흑자전환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콘퍼런스콜 당시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을 근거로 흑자전환 시점을 2021년으로 내다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출범한 이후 해마다 적자를 봤다. 영업손실 규모를 살펴보면 2017년 106억 원, 2018년 210억 원, 2019년 221억 원이다.
다만 2019년 9월 내놓은 카카오T블루가 대리운전 서비스와 더불어 안정적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수익기반이 이전보다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2분기 콘퍼런스콜 당시 “올해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은 대리운전 안정화와 더불어 택시 등의 신규 수익원 확대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KM솔루션을 통해 택시법인이나 개인택시와 가맹계약을 맺고 있다. 가맹계약을 맺은 법인이나 개인의 1개월 운행 매출액 가운데 20%를 수수료로 받는다.
가맹택시가 많아질수록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수료수익을 안정적으로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사업을 직접 진행하는 것과 비교해도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확대를 바탕으로 카카오T블루 서비스지역을 기존의 수도권 중심에서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세종시에 진출하면서 전체 서비스지역은 25곳이 됐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구체적 목표 수치를 잡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가맹택시 수와 서비스지역을 확대하는 방향을 변함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외에 대형차량 등을 이용한 프리미엄 가맹택시사업을 추진할 여지도 열어두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이사는 8월 콘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택시의 공급을 지속해서 확대하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KM솔루션은 11월 ‘카카오T골드의 운송가맹사업을 위한 정보공개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했다. 앞서 ‘카카오T골드’ 상표권도 특허청에 출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골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정위에 낸 문서를 보면 가맹택시 관련 사업일 가능성이 크다.
택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T블루가 중형차량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T골드는 ‘카카오T블랙’ 같은 프리미엄서비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