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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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LIG손해보험과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는 본입찰 참여 후보들을 대상으로 경매호가식 재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경매호가식 재협상 과정에서 인수 후보들은 돌아가며 인수 가격을 제시하게 된다.
LIG손보는 본입찰에서 후보들이 제시한 입찰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경매호가식 입찰 방법을 동원해 가격 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LIG손보 본입찰에서 인수후보들이 제시한 최고가격은 6천억 원 정도다. 이는 LIG손보가 기대했던 매각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구자원 LIG그룹 회장은 LIG손보 매각가격으로 1조 원 상당을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구 회장의 입김이 경매호가식 재협상을 추진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LIG손보 인수전에서 경매호가식 재협상이라는 변수가 떠오르자 이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 2위를 노리고 LIG손보 인수에 나섰던 롯데그룹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지주, 동양생명보험, 자베즈파트너스 등 인수후보들은 LIG손보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가 롯데그룹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이들은 골드만삭스가 재협상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이 제시한 인수가격과 조건에 관한 정보들을 롯데그룹에 흘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롯데그룹과 골드만삭스의 밀월설이 제기되는 까닭은 롯데그룹이 골드만삭스의 국내 최대 고객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012년 하이마트 인수에 나서면서 인수 자문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롯데그룹이 골드만삭스의 도움으로 LIG손보 인수에 성공하게 된다면 두 회사의 우호관계는 더욱 두터워질 수 있다.
인수전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롯데가 골드만삭스만 꽉 잡고 있다면 본입찰에서 굳이 높은 가격을 먼저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써내지 않았지만 재협상 과정에서 LIG손보가 혹 할만한 가격과 조건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심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 진행된 LIG손보 본입찰에서 자베즈파트너스가 최고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베즈파트너스가 제시한 금액은 6천억 원대로 롯데그룹을 포함한 다른 인수후보들이 제시한 금액보다 높았다.
하지만 일부에서 롯데그룹이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런 관측이 나오자 그동안 롯데그룹의 인수를 적극 반대해 온 LIG손보 노조는 2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롯데그룹의 인수포기 촉구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LIG손보 노조는 “롯데그룹이 아무리 많은 금액을 제시하더라도 결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매각무산 투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LIG손보 인수를 둘러싼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자 롯데손해보험 주가는 요동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주가는 본입찰이 마감된 다음날 20일 급등하면서 21일까지 상한가를 쳤다. 그러나 22일 다시 급락하면서 주가는 제자리 수준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