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셀토스가 올해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시장에서 사실상 ‘왕좌’를 거머쥐었다.
국내 소형SUV시장에서 르노삼성차의 ‘XM3’나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새로 진입하고 쌍용차의 티볼리와 현대차의 코나로 굳어져 왔던 양강체계도 깨지는 등 올해 소형SUV시장의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에 1위는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 2021년형 셀토스. <기아자동차>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셀토스가 올해 국내 소형SUV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차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셀토스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4만7165대로 2위인 르노삼성차의 XM3(3만1936대)와 비교해 1만5229대 차이를 벌리고 있다.
XM3가 2월 출시된 뒤에 3월부터 월평균 6천 대 이상 판매되면서 상반기 소형SUV시장 1위에 올랐지만 국토교통부로부터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으로 시정조치(리콜)를 받은 뒤로 판매세가 꺾여 결국 2위로 주저앉았다.
XM3가 7월 이후 매달 평균 판매량이 2천 대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셀토스가 올해 소형SUV 판매량 1위를 굳힌 셈이다.
전체 소형SUV시장은 국내 5개 완성차회사에서 11개 차종이 나오며 치열한 경쟁을 벌여 주도권도 변화가 생겼다.
중형SUV시장에서는 기아차의 ‘쏘렌토’와 현대차의 ‘싼타페’, 중형세단차시장에서도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의 ‘K5’ 등 양강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소형SUV시장에서는 올해 신규 경쟁자가 지난해보다 2개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순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소형SUV의 전통 ‘강자’로 꼽히던 현대차의 코나와 쌍용차의 티볼리가 올해는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으로 살펴봤을 때 각각 3위와 5위에 그쳤다.
코나와 티볼리가 2017~2019년까지 한국GM의 트랙스와 르노삼성차의 QM3를 따돌리고 소형SUV 판매순위 1,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 것과 비교해 보면 올해는 크게 밀린 상황이다.
올해 판매량 순위에서는 2월 르노삼성차에서 출시한 XM3가 2위, 한국GM에서 1월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 트레일블레이저가 5위에 올랐다.
올해 순위를 결정한 가장 큰 요인은 차량 크기와 디자인 등이 꼽힌다.
기아차 셀토스를 포함해 XM3와 트레일블레이저 등은 소형SUV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넉넉한 몸집’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19로 생겨난 ‘차박(차에서숙박)’ 인기에 편승했다는 것이다.
셀토스 크기는 전장이 4375mm, 전폭이 1800mm, 전고가 1600~1620mm로 2019년 7월 출시됐을 때 소형SUV 가운데 가장 큰 외관을 갖추고 있어 준중형모델인 투싼 등과 비교를 하기도 했다.
XM3도 2020년 모델을 기준으로 전장이 4570mm, 전폭이 1820mm, 전고가 1570mm로 전장과 전폭은 셀토스보다 크지만 전고가 약간 낮은 수준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RS모델을 기준으로 전장이 4425mm, 전폭이 1810mm, 전고가 1660mm로 현재 국내 소형SUV시장에 출시된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크다.
소형SUV 차량은 '차박'에 적합한 차량은 아니지만 ‘도킹텐트’ 등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텐트를 사용하면 차에서 숙박을 즐길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준중형세단 대신 소형SUV가 인기를 끌면서 시장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형SUV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것은 중요하다.
올해 국내 소형SUV시장 규모는 중형세단시장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
차량통계 사이트인 다나와에 따르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소형SUV 차량은 20만8270대로 중형세단차(19만5883대) 시장을 1만 대가량 앞질렀다. 국내에서 소형SUV시장이 중형세단차시장을 앞지른 것은 처음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비중 가운데 레저용차량 비중이 50%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소형SUV 차량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가장 많은 차종이 나와 있어 경쟁 강도의 심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