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포스코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포스코 수소사업은 기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부생수소가 주축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생가스는 말 그대로 공정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포스코가 부생가스에 수소를 정제하는 정도의 설비만 투자하면 부생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기존 천연가스(LNG) 추출 방식 등과 비교해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부생가스에는 수소와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 가스 혼합물이 대량으로 배출되는데 부생가스인 코크스오븐가스에서 수소가 약 55%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크스오븐가스는 석탄을 가공하는 코크스 과정에서 생기는 부생가스를 말한다.
포스코는 세계적 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소사업에서 '규모의 경제’효과를 통한 추가적 생산비용 절감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코크스오븐가스를 정제해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이미 현대제철도 운영하고 있지만 발생하는 부생가스 양은 포스코가 훨씬 많은 만큼 앞으로 수소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나면 포스코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19년 철강회사들의 조강 생산량 순위에서 포스코는 5위, 현대제철은 15위를 차지했다. 조강은 용광로에서 나온 가공하지 않은 쇳물로 조강 생산이 많은 만큼 부생가스도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최 회장으로서는 수소사업을 빠르게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기존의 철강사업에서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 제철소를 목표로 세운 만큼 수소사업이 신사업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하는 등의 ‘그린스틸’로 철강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탄소중립이란 탄소배출량과 흡수량을 더해 ‘0’인 상태로 순탄소배출량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최 회장은 11일 포스코의 기후행동보고서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부터 해결에 나서야하는 현재의 이슈”라며 “기후변화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시민 포스코에게 중요한 아젠다”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사업 초반에 부생수소 생산을 늘리는 것과 함께 수소추출 관련 기술 등 수소 인프라 관련 기술에 꾸준히 투자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코는 2025년까지 부생수소 생산량을 현재 10배 규모인 7만 톤까지 늘리고 이후 2030년까지 ‘블루수소’를 50만 톤, 2050년에는 그린수소를 포함해 수소 50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따로 분리해 땅속에 저장하는 단계를 말한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그린수소는 수소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 뒤로 포스코의 비철강 신성장동력사업 강화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는데 여기에 힘을 싣기 위해서도 수소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은 중요하다.
최 회장은 2018년 ‘100대 개혁과제’를 통해 2030년 포스코의 철강·비철강·신성장동력 사업의 수익비중을 각각 40%, 40%, 20%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기준으로 철강사업 비중이 34%, 비철강사업이 62%, 신성장동력사업은 2%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으로서는 11일 포스코 이사회애서 다음 회장후보로 단수추천받아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만큼 앞으로 포스코 ‘경영2기’에는 신성장동력사업의 수익성을 가시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포스코의 CEO후보 추천위원회 위원들과 면담에서 2기 경영방향을 ‘혁신과 성장’이라고 설명하면서 철강과 인프라, 신성장사업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우선은 부생수소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블루수소와 그린수소 등으로 생산기술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이후 수소 추출기술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부분에서도 투자를 진행해 수소사업에서 '생산-운송-저장-활용' 등의 가치사슬을 구축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