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이 언제 금호그룹으로 다시 합류할까?
박 사장은 금호그룹 전략경영실 해체로 그룹 경영의 구심점 역할을 맡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결합이 끝나는 내년 6월 말 이후에나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사장이 내년 7월경은 돼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에서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만 남은 금호그룹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박 사장이 7일 금호산업 연말인사에서도 자리를 맡지 않으면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한공의 기업결합을 끝까지 지켜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평소 주변인들에게 “임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혼자서만 도망치듯 회사를 떠날 수는 없다”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의 아시아나IDT 대표 임기는 내년 9월10일까지다.
애초에 박 사장은 올해 연말인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에서 금호그룹의 마지막 알짜 계열사인 금호산업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정된 상황에서 금호그룹 오너일원인 박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의 대표로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내년 6월30일 1조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잔금을 납입함으로써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끝나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세이버 등의 인수절차도 잇달아 이뤄질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박 사장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결합된 이후에도 아시아나IDT에 남아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KDB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을 따로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큰 틀에서 인수흐름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금호그룹에 합류한다면 그룹 경영을 사실상 이끄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이 컨트롤타워였던 전략경영실을 해체한 데다 박 사장의 아버지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박 사장을 제외하면 금호그룹 경영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박 사장이 그동안 아시아나IDT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점도 금호그룹 합류 이후 중책을 맡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아시아나IDT는 박 사장이 대표에 오른 2018년 이후 영업이익을 계속 내오고 있다.
2018년 영업이익 158억 원, 2019년 영업이익 114억 원을 거둔 데 이어 올해도 3분기까지 영업이익 62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나IDT가 최근 3년 동안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된 금호그룹의 소프트웨어 공급을 담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기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박 사장이 건설업이나 고속버스업에서 경험을 갖추지 못했다는 약점은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처럼 경험이 풍부한 경영인의 도움으로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의 동생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도 조만간 금호산업 또는 금호고속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 내년부터는 금호그룹에서 남매경영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금호리조트는 최근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금호석유화학, 호반건설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은 박 사장 합류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
박세창 사장과 박세진 상무 합류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