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임할지에 보험업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9일 DB손해보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보험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인
김정남 부회장이 그동안 보인 성과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연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늘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네 차례 연임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1952년 태어나 내년이면 70대에 접어든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올해 7월 취임한 이후 세대교체 측면에서 김 부회장이 내년 3월 임기까지만 대표이사를 맡고 그 뒤에는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남호 회장이 취임 뒤 정경수 DB손해보험 자산운용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김 부회장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오른 점을 놓고 세대교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DB생명 대표이사에 2014년 취임해 한 차례 연임한 이태운 대표이사 사장은 8월 임기가 끝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이 연임할 수 있다는 관측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보험 손해율 개선 등 여러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 이외에도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올해 말 또는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데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생명보험사에서는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또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 등도 연임이 점쳐진다.
김 부회장이 10년 넘게 DB손해보험을 이끌며 보인 성과도 김 부회장이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DB손해보험의 고객 수는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2010년 530만 명에서 올해 1천만 명을 넘었다. 고객 수 1천만 명은 삼성화재에 이어 보험업계 두 번째다.
현대해상과 손해보험업계 2위 다툼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대해상보다 먼저 고객 수 1천 만명을 달성했다는 점은 내부적으로 의미가 큰 것으로도 알려졌다.
매출은 6조 원에서 13조7천억 원으로 2배 넘게 증가하고 총자산은 10조 원에서 43조7천억 원으로 4배가 넘게 늘었다.
김 부회장은 외형 성장을 발판삼아 수익성도 끌어올렸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악화됐지만 3분기 누적 순이익 442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 늘었다.
DB손해보험 이외에 주요 손해보험사로 꼽히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을 더한 규모가 같은 기간 1조2687억 원에서 1조4538억 원으로 14.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김 부회장의 성과가 돋보이는 셈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최고경영자 인사와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으며 내년 1월이나 2월 들어 관련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임 여부 등은 현재로선 비공개 대상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