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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현대차 정의선시대 토요타 품질 넘나, 고객과 소통 변해야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12-07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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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품질경영의 중심에 고객을 놓고 있다.

현대차는 고객과 소통을 잘 하지 못해 '안티 현대차'로 골머리를 앓은 적도 있지만 정의선시대 들어 달라지고 있다.

정의선시대 들어 현대차는 미래차시대 소비자 중심의 품질로 간다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이한재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현대기아차의 품질과 관련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품질 개선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무엇인지 앞으로 가야할 길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한재(이하 이):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입니다.

곽: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차시대에는 자동차가 전자제품이 된다고 합니다. 

자율주행시대가 오면 차량에 안전을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품질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현대기아차도 이에 대비하고 있겠죠?

◆ 정의선, 현대차 품질 개선의 중심에 고객을 놓다

이: 정의선 회장의 취임사를 보면 변화의 방향성이 조금 보입니다. 

정의선 회장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혹시 뭔지 아십니까?

곽: 혹시 '품질'입니까?

이: 아닙니다. 품질은 2번 나오는 데 그칩니다. 

하지만 취임사 전반적으로 품질을 강조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10번 나온 '미래'이고 그 다음이 9번 나온 '고객'입니다.
 
미래 고객을 위해 힘쓰겠다는 이야기인데 그 첫 번째 과제로 '완벽한 품질'을 꼽습니다. 

정확한 문장은 이렇습니다. 

“고객 행복의 첫 걸음은 완벽한 품질을 통해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곽: 품질의 중심에 고객을 놓겠다는 이야기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뀐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 품질을 바라보는 전반적 시선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대표적 종합제조품으로 자동차 품질은 공급자적 측면이 있고 소비자적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공급자가 아무리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가 좋다고 느껴야 한다는 얘기죠. 

결국 품질은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인데요. 

현대기아차가 정몽구 회장 시절 공급자적 측면에서 품질에 신경을 썼다면 정의선 회장시대에는 소비자적 측면의 품질을 신경 쓰다는 것입니다. 

정의선 회장은 이를 위해 고객과 소통을 강화하는 쪽으로 품질 개선의 눈을 돌린 것 같습니다.

곽: 구체적 예를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일 때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였습니다. 

지난해 쏘나타를 출시한 뒤 소음과 진동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자 쏘나타 생산을 잠정중단하고 올해 제네시스 GV80 디젤모델 일부에서 엔진 떨림현상이 나오자 차량 출고를 중단한 것이 대표적 예입니다. 

과거 자동차업계 관행에선 심각한 결함이 아니라면 차를 일단 출고해 고객에게 인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그런 관행을 깬 것입니다.

곽: 소통 측면에서도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노조 지부장을 만난 것도 품질경영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군요. 

결국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만드는 현장 노동자의 역할도 중요할 텐데 이를 위해 노조와 관계가 중요할 테니까요.

이: 정확히 보셨습니다.
 
대기업 오너가 노조 대표를 만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 일로 평가됩니다. 

현대차 노조가 정 회장과 만남을 요구했지만 시장에서 실제로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얼마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정 회장은 파격적으로 노조의 만남 요청을 받아들였죠.

시장에서는 품질 강화를 위한 만남으로도 해석됐고 노조도 함께 잘해보자며 정 회장과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곽: 현대차는 최근 품질 관련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유튜브 채널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대기업이 유튜브 채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과 관련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한 현대차의 의지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정의선 회장이 시장, 고객과 소통을 높이기 위해 참으로 이례적 일들을 많이 했는데요.

3분기 3조 원 규모의 품질비용 충당금을 설정할 때도 이례적으로 실적 발표 전에 기업설명회를 열고 시장과 소통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계속 더해진다면 품질의 전반적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맞습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아직도 고객과 소통 측면에서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현대차가 초기 품질문제로 주요 제품의 출고를 잠시 중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만 오랜 기간 쌓여 왔던 부정적 이미지를 바뀌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지속해서 시장과 소통하고 고객중심의 경영을 펼칠 때야 비로소 현대차는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곽: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는 해외에서만 품질을 신경 쓰고 국내 소비자를 차별대우한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는데 이런 이미지도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정의선 부회장이 이 '품질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벤치마킹할 대상이 있을까요?

◆ 정의선, 고객과 소통으로 미래차시대 품질로 토요타 잡는다

이: 음, 한 곳이 떠오르는데요.
 
혹시 자동차 품질하면 어디가 떠오릅니까?

곽: 일본 토요타 아닙니까?

이: 그렇습니다. 일본 토요타는 자동차 품질의 대명사처럼 여겨집니다. 

일본어로 개선을 뜻하는 '카이젠'은 일본기업의 혁신활동을 나타내는 말인데 토요타는 그 치열한 일본 제조업체 가운데서도 카이젠의 대표주자로 꼽힙니다.

토요타는 각 생산 단계의 철저한 표준작업을 통해 품질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토요타는 자체 생산방식인 TPS(Toyota Production System)를 일반 명사처럼 만들어버리기도 했습니다. 

곽: '토요타의 품질', '왜 다시 토요타인가' 등 토요타의 품질 경쟁력을 알리는 책들이 국내에도 여럿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토요타의 품질 관리역량에 그만큼 벤치마크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할 텐데요,

토요타가 품질이 그렇게 좋나요?

이: 음, 토요타가 과거에는 확실히 품질 면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였으나 지금은 그렇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품질이라는 것이 소비자마다 느끼는 바가 다른 만큼 객관적 지표가 필요할 텐데요. 

실제 JD파워 평가를 보면 현대기아차는 토요타에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차를 뽑은 뒤 3개월 안에 진행하는 초기 품질조사에서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모두 토요타와 렉서스를 모두 앞섭니다. 

신차를 출고한 지 3년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내구품질조사인 VDS를 봐도 현대기아차는 15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제네시스는 VDS에서 렉서스를 꺾고 1위에 올라 있습니다. 

현대차 직원들도 현대기아차 품질이 토요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곽: 현대기아차 품질이 그렇게까지 발전했습니까? 

그런데도 여전히 토요타의 품질 경쟁력이 인정받는 걸 보면 브랜드 경쟁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군요. 

남양연구소에서 나오는 품질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도 품질 경영의 주요한 축일 수밖에 없겠습니다.

이: 맞습니다. 거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고객과 소통입니다. 

토요타가 지금의 품질 이미지를 지닌 데는 고객과 소통도 한몫했습니다. 

토요타는 리콜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토요타의 글로벌 웹사이트에는 리콜 페이지가 따로 있습니다. 

고객은 이곳에서 차량의 리콜 여부, 리콜 이유, 리콜 조치 등 리콜과 관련한 전반적 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리콜 차량을 알리고 고객이 리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용하는 글로벌 브랜드는 극히 드뭅니다. 

품질 문제를 감추지 않고 고객에게 알려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인 셈입니다.

곽: 생각해보니 토요타도 한 10년 전 쯤에 엄청난 품질 이슈를 겪은 기억이 납니다. 

토요타는 2009년 미국시장에서 급발진 문제가 불거지며 글로벌시장에서 1천만 대가 넘는 자동차를 리콜했죠. 

당시 토요타를 이끌던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미국 상원과 하원 청문회에 불려나갈 정도로 큰 문제였는데요. 

당시 토요타는 수조 원의 리콜 비용에 일본 지진에 따른 협력사 생산차질까지 겹치며 수년 간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하지만 다시 품질경영의 고삐를 죄 위기를 극복했고 지금은 예전의 명성을 회복했습니다.

이: 맞습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미국 청문회에 참석해서 뭇매를 맞은 것은 취임 1년도 채 안 됐을 때입니다. 

토요타는 당시 결함을 인지하고도 은폐하려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토요타는 원래 품질 측면에서는 넘버1이었습니다. 

하지만 고객과 소통 측면에서 자만했던 거죠. 

그래서인지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절치부심해 차량의 품질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품질과 관련해 고객과 소통을 확대하는 노력에도 힘을 실었습니다. 

위기 속에서 품질 문제에 소극적이고 방어적 태도로 대처하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죠.

곽: 그런 노력들을 통해서 여전히 품질의 토요타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군요. 

자동차는 다른 제조업과 비교해 아직 자동화가 상대적으로 덜 돼 품질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품질문제가 불가항력적이라고 한다면 어찌 보면 선제적 리콜은 품질 강화정책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 겁니다.

현대차는 세타2엔진은 물론이고 최근의 그랜저 엔진오일 누수와 코나EV 화재까지 그동안 전반적으로 품질 문제에 쉬쉬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코나 리콜을 공식화한 이번 국감만 보더라도 현대차 품질총괄 임원이 나왔는데 책임을 감추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여서 박용진 의원한테 엄청 질타를 받기도 하거든요. 

품질 문제를 숨기지 않고 선제적으로 고치려는 모습을 보여줄 때야 비로소 미래차시대에 품질로 진정 토요타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곽: 자동차시장은 미래차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변화의 시대 정의선 회장의 3세경영이 막을 열었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미래차시대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품질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야 합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변화 속에서 앞으로 정의선시대가 순항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포스트도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CEO톡톡 정의선 회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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