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해외사업에서 전열을 정비해 롯데 뿌리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해외사업 부진으로 오리온에게 제과 1위라는 자리를 내줄 위기에 몰려 있다.
3일 제과업계에서는 롯데제과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영호 전 식품BU장, 민명기 대표 3인 공동대표체제에서 신 회장과 민 대표의 2인 공동대표체제로 바뀌었는데 민 대표에게 그만큼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의 자존심과 같은 제과사업을 확실한 1위로 만들라는 요구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롯데제과는 현재 30%가량 되는 해외매출 비중을 2023년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올해 7월부터는 K팝 가수와 연계한 마케팅 등을 통해서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생산한 오트밀 간편식 제품을 홍콩에 수출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태국 등 동남아 수출에도 나선다.
민 대표는 2017년 말 롯데제과 대표에 취임한 뒤부터 영업손실을 내는 해외사업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중국에서는 공장을 매각하고 베트남에서는 자회사를 정리했다.
이런 민 대표의 해외법인 옥석 가리기와 효율성 개선작업이 올해 3분기부터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559억 원, 영업이익 477억 원을 내며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24% 늘었다.
롯제제과는 국내 제과업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롯데제과는 2019년 매출 2조881억 원을 내 오리온 매출 2조233억 원에 근소하게 앞서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올해 추월을 당할 상황에 놓였다.
2019년 기준 영업이익은 롯데제과 976억 원, 오리온 3273억 원으로 이미 오리온이 앞서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매출을 크게 늘렸다. 오리온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1조6523억 원으로 롯데제과의 3분기 누적매출 1조5540원을 약 1천억 원 앞섰다.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
롯데제과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한국에서 처음 만든 법인으로 롯데그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회사다.
롯데그룹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식품부문 경영진을 대거 교체했는데 민명기 대표에게는 전권을 주며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민 대표가 올해 롯데제과의 수익성 강화 과제를 잘 수행한 점과 글로벌 영업에 경험이 많은 점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대표는 롯데제과에서 35년을 근무한 해외사업 전문가다. 2008년 롯데인도 법인장을 거쳐 2012년 롯데제과 해외전략부문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영업에서 잔뼈가 굵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