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셀트리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서정진 회장은 종합 제약회사 도약을 위해 당분간 코로나19 치료제사업을 안정적 궤도에 올려놓는 데 온힘을 싣는다.
특히 서 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대량생산을 위한 기반을 확보해 두려고 할 수 있다.
당장 서 회장은 다른 제품의 생산을 줄여서라도 코로나19 치료제를 자체 생산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셀트리온의 세계 바이오시밀러시장 공략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이런 전략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셀트리온은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에 더해 2021년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휴밀라’를 유럽에 내놔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송도 1공장과 2공장의 생산능력만으로는 코로나19 치료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힘들 수 있다.
서정진 회장은 2030년까지 해외공장을 포함해 모두 60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정해뒀지만 당장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을 위해 자체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안은 들고 있지 않다.
셀트리온은 국내 송도 1공장과 2공장에서 트룩시마와 허쥬마 등 모든 의약품을 생산한다. 9월부터는 코로나19 치료제의 공정검증 배치(batch) 생산에도 들어갔다.
공정검증 배치는 대량생산시설에서 본격적 상업생산을 앞두고 규정된 공정 및 절차에 따라 규제기관으로부터 확인을 받기 위해 생산하는 일부 초기 물량을 말한다.
셀트리온은 11월 송도 3공장 건립을 본격화했지만 상업생산은 2024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
서 회장이 국내 바이오 위탁생산기업과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제약사들은 하나같이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위탁생산기업들은 선제적 투자로 대규모 생산능력을 이미 확보한 데다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 기술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지역과 비교해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약해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서 회장에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셀트리온그룹이 종합 제약회사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셀트리온그룹은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몸집을 빠르게 불려왔는데 성장을 이어가려면 신약 개발이라는 역량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서 회장은 바라본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가 식약처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 셀트리온의 첫 번째 신약 개발이 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은 서 회장의 어깨를 한층 무겁게 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올해 안으로 식약처의 조건부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에 힘을 받아 셀트리온 주가는 물론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 주가는 3일까지 5거래일 연속 올랐다. 한 달 전보다 42% 넘게 뛴 것이기도 하다.
셀트리온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하는 단계로 11월25일 시험에 참여한 환자 327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마친 뒤 현재 중간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의 조건부 승인을 신청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