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가 33억 달러 규모의 가전사업부를 일렉트로룩스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GE의 가전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다시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8일 “일렉트로룩스의 GE 가전사업부문 인수가 불발됐다”며 “견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대형 매물이 어느 인수자의 손에 들어갈 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
|
|
▲ 제프리 이멜트 GE(제너럴일렉트릭) 회장. |
GE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33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가전사업부문의 매각을 추진해 왔다.
GE는 미국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2008년 가전제품사업부의 첫 매각 시도가 무산되자 매출 확대를 추진했지만 수익성 회복에 실패했다.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가 지난해 인수자로 나선 후 인수절차는 차질없이 진행돼 왔지만 올해 들어 미국의 반독점 규제 문제가 불거지며 난항을 겪었다.
미국 정부는 세계 가전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한 일렉트로룩스가 GE를 인수할 경우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높아질 것을 우려해 강력하게 조사를 벌였다.
블룸버그는 GE가 미국 정부의 이러한 규제 방침에 부담을 느끼고 일렉트로룩스에 매각계획을 취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스 맥로린 일렉트로룩스 CEO는 “정부가 두 회사의 합병 뒤 가전제품시장에서 독점 가능성이 있다는 부당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며 “GE는 매각계획을 취소하고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GE가 가전사업부문을 일렉트로룩스에 매각하지 못하게 되면서 사모펀드나 아시아 지역의 가전업체에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증권사 RBC캐피탈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GE 가전사업부문의 인수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RBC캐피탈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아 반독점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며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08년에도 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미국에 대규모 경제 위기가 닥친 이후 계획을 취소했다.
블룸버그는 GE의 가전사업부문이 예전보다 견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측 관계자 모두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 응답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증권사 윌리엄블레어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GE의 가전사업부문 인수에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미국의 반독점규제를 피하는 데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